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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Apr 26. 2019

<바이스> 이 영화는 공포영화다

© 바이스, Vice, 2018, 아담 맥케이



<빅쇼트> 팀이 다시 뭉쳐 만든 영화 <바이스>는 공부가 필요한 영화입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은밀한 이인자 정권 실세의 '딕 체니' 실화를 담았습니다. <빅쇼트>에서 보여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경제용어 난무로 어려웠던 관객은 이 영화로 미국 정치라는 이중고를 경험하게 될 겁니다.  미국 정치, 하물며 정치에는 관심 없는 관객에게는 지루한 영화가 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영화 <바이스>


앞서 '아담 맥케이'의  저력을 확인한 관객은 무리 없이 볼 수 있겠습니다만. 처음 인입한 관객은 적잖이 당황스러워할지도 모릅니다.  실제 영상 같은  페이크 다큐가 혼재되어 있으며, 난데없는 엔딩 크레딧과 관객에게 말을 거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거든요. 셰익스피어의 연극적인 대사나 레스토랑에서 매니저의 '오늘의 스페셜 메뉴' 비유 또한 어떻고요. 영화사에 기록될  은유와 비유, 상징이 난무하는 기법으로 무장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그의 건강이 염려된다


다시 말해 <바이스>는 1960년대부터 2008년. 정확히 말하자면 2001년-2008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 기간 미국을 알면 더 재미있습니다.  두말하면 입 아픈 '크리스찬 베일'의 메소드 연기, (고무줄 설이 있는 그는) 역시나 20kg 증량과 삭발까지 감행했으며,  차고 넘치는 조연들의 호연이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립니다.


영화는 그의 아내와의 연애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조지 W. 부시'의 부통령이자 러닝메이트가 되기까지를 교차편집으로 구성합니다. 알콜중독으로 예일대 퇴학, 최연소 백악관 수석을 거쳐 국방장관, 대기업 CEO 그리고 역사상 가장 비밀스러운 부통령까지 경제와 권력을 모두 손에 넣었던 '딕 체니'의 파란만장한 삶을 풍자한 블랙 유머의 진수입니다.


명배우들의 연기 배틀의 진수를 볼 수 있다


영화 초반 아무개 씨가 남긴 명언이 생각납니다. '조용한 사람을 조심하라, 그는 남들 뒤에 조용히 있다가 당신을 공격할 것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고, 유령처럼 실체 없이 존재했지만 사실은 실세였던 딕을 정의하는 명언입니다.  그는 차분히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만큼 지켜보다 한 수가 아닌 몇 수를 내다보고, 미끼를 던지는 인물입니다. 혼란과 공포 속에서도 차분히 인생을 바꿀 힘을 찾아 기다리는 피라미드 꼭대기 포식자죠.


'바이스(VICE)' 뜻은 부통령을 뜻하며 딕 체니가 국가를 쥐고 흔든 권력을 뜻하는 포괄적인 의미기도 합니다. 그와 아내 '린 체니'의  전략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의 역사를 다시 썼고 어떤 공포영화보다 간담이 서늘해지는 공포가 전해집니다.


당신들은 나를 필요에 의해 뽑았고, 최선을 다해 필요한 조치를 취한 것을 사과할 수는 없다는 식. 신뢰감 있는 어조로 카메라를 정면 응시하는  발언은 진정한 애국보수란 무엇인지 보여주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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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쇼트> 이후 본격 공부하는 영화다


-단일 행정부론: 미국 대통령이 행정부 전체를 완전히 통제한다는 헌법적 이론. 미국 헌법 제2조에 근거하나, 해석의 차이는 있음.

-UNODIR(Unless Otherwise Directed): 특별 재량권. 상부의 지시 없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특권.

-워터게이트: 미국 역사상 최대의 정치 스캔들이자 닉슨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워터게이트 빌딩의 민주당 본부에 도청을 지시한 사건. 이로 인해 닉슨은 자진사퇴를 함.

-네오콘: 네오 콘서버티브(neo-conservatives)의 준말. 부시 정부에서 공화당을 중심으로 급부상한 미국의 신보수주의자 또는 그런 세력을 지칭.




평점: ★★★☆

한 줄 평: 미국 정치를 요약하는 영화. 교과서 보다 영화로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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