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버트 그레이프>와 <어바웃 어 보이>, <댄 인 러브>의 각본가이자 소설가 차세대 아이콘 '루카스 헤지스'의 아버지기도 한 '피터 헤지스'의 신작 <벤 이즈 백>. 오랜만의 영화에서 반가운 얼굴을 보았습니다.
최근 <노팅 힐>이 20년 만에 재개봉해 아름다운 미소를 볼 수 있어 행복했었는데요. 주름까지도 자연스러운 '줄리아 로버츠'가 이번에는 '루카스 헤지스'와 벼랑 끝에 서있는 아들을 구하는 엄마를 연기합니다. 약물중독으로 힘겨워 하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아들 '벤'과의 크리스마스이브. 크리스마스 악몽이 될지, 해피 크리스마스가 될지 영화는 어떤 답도 쉬이 내놓지 않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 재활원에 있어야 할 아들 '벤(루카스 헤지스)'이 급작스럽게 찾아옵니다. 평화로운 작은 마을은 벤의 방문으로 술렁이고 있죠. 반가움과 걱정이란 양가적 감정이 드는 사람은 뭐니 뭐니 해도 엄마 '홀리(줄리아 로버츠)'입니다.
홀리는 벤과 아이비(캐서린 뉴튼)를 낳은 아빠와 이혼하고 '닐(코트니 B, 반스)'과 재혼해 아이 둘을 더 낳았습니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해 보이는 가족에서 유난히 서걱거리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첫째 벤입니다. 벤은 약물 중독으로 시한폭탄이 되었고 가족조차 등을 돌린 상태죠.
가족들의 냉대에 돌아가고자 했던 벤은 24시간 엄마와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그렇게 고분고분 엄마와 동행하며 순탄히 크리스마스를 보내는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무슨 일. 성탄절 예배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가족은 아수라장이 된 집을 마주합니다.
사실 벤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은 마을의 여러 중독자를 낳았고, 자식을 잃은 부모도 있으니까요. 마을에서 벤은 여러 사람의 보복과 위협을 받고 있지만만 엄마 홀리에게는그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들일 뿐입니다.
영화는 자신조차 의심해야 했던 중독자 아들과 그를 지켜내고자 했던 엄마의 날선 감정을 스릴러 이상의 긴장감으로 그려냅니다. 감독 '피터 헤지스'는 어릴 적 어머니의 알코올 중독, 친한 친구의 죽음, 죽음을 넘긴 조카 등 수많은 중독자의 결말을 봐왔기에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잘못은 되돌릴 수 없기에 현재가 중요한거야"
약물 중독은 개인의 삶은 물론 가족과 주변인의 삶을 헤집어 놓습니다. 영화는 약물중독 이후의 가족들의 삶을 보여주며 하루 동안 벌어지는 감정의 변화를 속도감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그리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키잡이가 되어준 강인한 모성의 힘, 가족의 따스함을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독자 아들을 살린 모성에 감동 했다면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뷰티풀 보이>를 추천합니다. '스티븐 카렐'의 부성과 '티모시 살라메'가 주는 감동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평점: ★★★☆
한 줄 평: 크리스마스의 악몽. 제발 무사히 성탄절을 맞이하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