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춤, 연기 다 잡았다
영화 <로켓맨>은 '엘튼 존'의 전기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보헤미안 랩소디>와 비교되던데 엘튼 존의 노래를 엮어 드라마틱 하게 구성한 이야기와 라이브 에이드를 연상하는 포스터도 그렇습니다. 둘 다 게이였고, 음악천재인 것도 맞고요. 동시대에 살았던 뮤지션이라 여러 부분이 겹치는 것 같은데 영화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인장을 굳이 벗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뮤지컬적인 요소는 <라라랜드>가 떠올랐습니다.
다른 점이라면 은 주인공이 살아있고, 뮤지컬 형식을 취했다는 점입니다. 엘튼 존 의 어린 시절부터 데뷔 후 약물과 술 등으로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인생을 살았던 생을 그의 노래와 버무렸습니다. 나쁘지 않았던 연출이고 무난한 전기 영화의 선택입니다.
다섯 살 꼬마 천재가 재능을 발견한 후, 순식간에 스타가 되는 과정을 빠른 전개로 재미를 더해합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싶었지만 끝내 그러지 못한 트라우마는 일생일대의 상처가 됩니다. 어머니 또한 너 때문에 포기한 게 얼마나 많은 줄 아냐며 비수를 꽂습니다. 특히, 어머니에게 커밍아웃하는 부분에서 날아온 화살은 그를 더 아프게 했죠. "넌 절대로 사랑받지 못할 거고, 영원히 외로운 삶을 살 거다"라는 말은 앞으로 나아갈 가시밭을 예견하는 말 같았습니다.
그렇게 엘튼 존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지만 늘 사랑받고 싶어 발버둥 치는 어린아이 같았습니다. 아버지, 친구, 연인에게 버림받은 상처는 더욱 혹독하게 주변 사람들을 밀어냈죠. 일부러 모진 말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 또한 미워하고 학대했습니다. 지나고 나면 별것도 아닌데 인생을 낭비하며 건강 또한 망칩니다.
하지만 그는 28년째 약물을 끊고 있으며 에이즈 재단을 세우고, 결혼 후 아들 둘 과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세상이 뭐라 하든 네가 누군지만 잊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란 말에 용기를 내어, 한 번도 안아주지 않던 자신과의 포옹에 성공합니다.
그 시작은 밴드를 결성해 흑인 가수의 BGM을 연주하던 당시, 무명가수의 충고에 고무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는 자신을 디트로이트 출신이며 이 무대까지 올라오기까지 10년은 족히 걸렸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충고합니다. 원하는 사람이 되려면 과거의 너 자신을 버려야 해. 그렇기에 누구보다 화려하고 독특한 의상과 퍼포먼스로 다른 사람이 되려 노력한 건 아닐까요.
영화는 뭐니 뭐니 해도 태런 에저튼의 열연이 돋보였습니다. 애니메이션 <씽>때 이미 알아봤지만 노래도 잘하고 음색은 매력 있는 배우입니다. 엘튼 존의 청년부터 현재까지 혼자 소화하는데, 세월의 흔적은 점점 드러나는 이마로 가능해 볼 수 있습니다. 태런 에저튼이 나이가 든다면 어떤 외형을 가질까, 미리 짐작해 볼 수 있는 충격적인 비주얼이긴 합니다.
영화 <로켓맨>은 스타의 일대기를 훑으며 엘튼 존의 수많은 히트곡을 여러 버전으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틀면 나오는 히트곡 제조기였네요. (다 아는 노래는 아니지만) 뮤지컬 OST의 생경함을 상쇄하는 뮤지컬 장르가 적재적소에 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음악이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불편함 없이 몰입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덧, 정보 없이 영화 보길 좋아하는데 엘튼 존 엄마 역할을 맡은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와 절친 버니 역에 '제이미 벨'때문에 깜짝 놀랐습니다. 엘튼 존의 기이하면서도 화려한 의상 및 퍼포먼스, 아역 싱크로율에 고심한 흔적이 보입니다. 다시 한번 태런 에저튼이 고생과 다재다능함이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킹스맨의 흔적은 어디서도 보이질 않네요.
로켓맨 뜻은 냉전이 끝날 무렵 우주여행을 부러움이나 경외감으로 다루기 보다 일상의 단조로움과 외로움으로 그려낸 노래 제목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 갤럭시 s8 광고음악 '타조 편'에서 타조가 우연히 VR을 쓰면서 벌어지는 광고에서 쓰였습니다.
평점: ★★★☆
한 줄 평: 내 핸드폰 속 음악 이제 엘튼 존으로 바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