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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Jun 26. 2019

[넷플릭스]<블랙미러>시즌 5- 중독에 대한 디스토피아


https://www.facebook.com/BlackMirrorNetflix


과학은 동전의 양면, 양날의 검과 같다. 과학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삶은 윤택하고 편리해지며 빨라졌지만 그만큼 사회의 부작용도 늘어났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희생된 사람들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현재, 근미래, 더 먼 미래에 일어날 일은 행복과 고통의 방향일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국 드라마 <블랙 미러>가 시즌 5를 맞았다. 다섯 번째 시즌까지 오며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마니아를 양산한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인 <블랙 미러>는 SF, 더 깊게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이룬다.


눈부시게 발전한 첨단 기술, 하지만 인간의 어두운 본능이 그 기술을 이용하면서 기이한 악몽이 시작된다. 디지털 시대의 <환상특급>이라 불리는 드라마 시즌 5를 정리한다.


시즌 5는 '중독'에 관한 이야기다. 인류는 오랜 중독과 싸워왔다. 약술, 담배, 약물, 도박, 최근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할 것이냐 마느냐에 찬반 이슈가 한창이었다. 게임 중독은 개인의 삶을 갉아먹는 것을 넘어 가정불화, 범죄로 붉어져 사회적인 문제로 커졌기 때문이다.


블랙미러 시즌 5는 총 세 편의 이야기다.


                           

               

스트라이킹 바이퍼스 - 쾌락 중독


https://www.facebook.com/BlackMirrorNetflix


대니와 칼은 오랜 친구 사이다. 스트리트 파이터나 테트리스 등 옛날 게임을 좋아한다. 어느 날 둘이 즐겨 하던 게임의 최신판이 출시되고 칼은 대니와 함께 하자고 제안한다. 8090 게임은 VR 기기로 가상세계 속으로 들어가 좀 더 리얼한 체험을 가미했다.


한 남자의 남편,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 11년째 가정을 꾸리고 있다. 옛날의 영광은 어디로 갔는지 가족을 돌봐야 하는 책무는 버겁고, 삶의 낙도 없는 상태가 게다가 무릎도 좋지 않다. 일종의 도피처가 필요했다. 칼과 만나는 가상현실을 모든 윤리성, 책무가 사라진 진정한 자유의 세계다.


하지만 익명성이 보장된 가상 현실은 모든 신체감각까지 구현하고 있었다. 둘은 게임을 넘어 다른 것에 빠진다. 우리는 이 부분에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과연 가상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일은 현실과는 무관할까? 현실에서 만나 사랑을 나누지 않는 아바타는 사랑이 아닐까?


둘은 게임 속의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진 것만 같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뿐더러, 실제 관계들도 망치고 있다. 가상 현실이 현실 세계를 넘어온 전복이다. 대니는 삶의 위태로워지는 순간, 절연을 선언한다. 그리고 다시 만났을 때 한가지 제안을 한다. 현실에서 만났을 때도 좋았다면 우리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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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스트라이킹 바이퍼스>는 현실과 가상공간에서 벌이지는 이야기를 분간하지 못하는 인간의 성적 쾌락, 그리고 중독에 대한 에피소드다.  더 크고 깊은 자극을 갈구하는 인간의 욕망은 사랑, 재물, 권력 그리고 전쟁 등으로 끊임없이 재편되었다. 시대와 나라만 다를 뿐 중독된 욕구를 절재하지 못해 수많은 사람이 희생당했다. 인류가 쌓아 올린 문명은 희생이란 피 흘림 위에 세워진 기념비와도 같다.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갈구, 성적 쾌락. 꼭 결론을 내야만 하는 건 아니다. 서로의 절충안은 어떨까? 이것 아니면 저것, 모아니면 도라고 선긋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앞으로의 미래는 유연한 사고와 연대가 요구될 것이다. 쾌락과 중독도 어쩌면 당신의 절충이 요구되는 결말이다.



                                        

스미더린-SNS 중독


                          

두 번째 에피소드 <스미더린>은 런던 시대의 소셜미디어 회사 '스미더린'에 대한 이야기다. 공유 택시 운전자가 스미더린 직원을 납치한다. 그리고는 스미더린의 CEO와 통화를 요구한다. 급기야 경찰, FBI까지 연합된 상황에서 그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한다. 극적으로 묵언수행 중인 오너 빌리 바우어와 통화가 된다.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


그는 최근 차 사고로 약혼자를 잃었다. 교사였던 그의 삶은 고학력 저소득자로 전락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지 못하고 납치극을 벌인다. 온갖 소동을 벌인 후 마지막 날이라고 말한다.


흔히 랜선친구라는 말을 한다.  온라인으로 알게 된 친구의 소식을 오랜 친구보다 더 자주 듣는다. 아예 함께 하고 있는 듯하다.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이지만 우연히 오프라인에서 만나면 오히려 낯설지 않은 느낌이 처음 만난 사이도 오래된 친구 같다. 이런 관계를 끊임없이 유지하기 위해 타인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단다. 내 게시물에도 좋아요와 댓글이 달린다. 좋아요와 공유수는 그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수단이다. 그렇게 소셜미디어는 재미를 팔아 인류를 중독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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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는 현인류의 놀이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들을 업로드하고 온라인상에 공유된다. 전 세계 사람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개인의 영역으로 깊게 관여한 소셜미디어는 어쩔 때는 독이 되기도 한다. 소셜미디어를 위해 사진을 찍고, 일상을 공개한다. 올릴 게시물을 만들기 위해 여행, 전시, 영화를 본다. 힘든 일을 공유 해 마치 내 이야기처럼 위로받기도 한다. 일상이 공유되는 순간 끊을 수 없는 약물, 도망칠 수 없는 도박이 되고 있다.


<스미더린>에서는 소셜미디어의 폐해와 중독에 대해 다룬다. 스티브 잡스는 철저히 디지털 디톡스를 따랐고, 아이들에게 핸드폰을 쥐어 주지 않았다. 퍼거슨 감독은 'SNS야말로 인생 낭비다'라며 부정한 바 있다. 사회가 기술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과연 인류에게 선한 영향만 미치고 있을지 들여다 봐야 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또한 SNS에 글을 쓰고 있으니, 이 어찌 아이러니하지 아니한가.




                                    

레이철, 잭, 애슐리 투-


                                  

당대 최고의 팝스타 '애슐리'. 모두가 그녀를 사랑한다. 꿈에서 영감받아 곡을 만든다는 그녀는 '자신을 믿으면 뭐든 할 수 있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가수다. 어느 날 그녀를 본떠 만든 AI '애슐리 투'를 출시한다. 자신감 없고 우울했던 소녀 레이철은 애슐리 투를 선물 받는다. 갑자기 친구가 생긴 듯하다. 소심하고 못난 나도 멋지고 쿨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아빠와 언니의 무관심보다 로봇의 관심이 더 좋다.


사실 팝스타 애슐리는 법적 계약 나이까지 고모에게 철저히 구속당한 상태였다. 우울하고 기분 나쁜, 다양한 감정을 곡으로 쓰지만 고모의 검열을 피할 수 없다. 고모가 자신을 통제한다는 사실을 안 후 애슐리는 조금씩 증거를 모으기 시작한다. 하지만 고모는 더 큰 계획을 준비 중이었고, 애슐리는 코마 상태로 곡을 만들어 내는 기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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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슐리는 이제 컴퓨터와 다름없다. 뇌의 창작을 담당하는 부분을 자극해 꿈속에 있을 애슐리를 불러낸다. 뇌파를 통해 곡을 받아 컴퓨터로 튜닝해 멋들어진 한 곡을 만들어낸다. 진짜 애슐리가 없어도 된다. 목소리는 AI에 녹음된 음성을 따 덧입혔고, 무대는 증강현실로 구현된 애슐리로 안무와 노래를 청중과 함께 할 수 있다. 무섭도록 끔찍하고 편리한 세상이다.


요즘 음악은 실제 악기나 목소리가 필요 없을 때도 있다. 컴퓨터가 모든 것을 담당한다. 음악이나 미술 등 인간 고유의 창작 영역은 로봇이 따라올 수 없을 거라 장담했지만. 음악과 미술이 가능한 AI가 나왔다. 인간 고유의 가치, 감정, 생각, 마음은 과연 컴퓨터 언어화될 수 있을까?


<블랙 미러> 시즌 5는 그 물음에 답하는 그들만의 방식을 담았다.


[브런치 X 넷플릭스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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