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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Jan 08. 2020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시리즈의 마지막

기나긴 전쟁의 마무리 스카이워커 사가의 세대교체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Star Wars: The Rise of Skywalker, 2019, J.J 에이브럼스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아홉 번째 에피소드다. 스타워즈 시리즈가 시작된 지 42년째, 현재는 조지 루카스 필름이 디즈니에 인수되며 새롭게 시퀄 3부작을 내놓은 상태다.



많은 등장인물과 복잡한 관계, 시리즈의 시간과 영화 속 시간이 다름으로 스타워즈 시리즈에 도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핵심은 바로 권선징악이다. 평화로울 때는 드러나지 않지만, 전쟁 등의 악재가 발생하면 진가가 발현되는 난세 영웅과도 같다. 때문에 영화는 기존 시리즈의 큰 줄기를 반복해 정통성을 잇는다.



메가 히트작의 인기 비결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틸컷


세상을 사로잡는 메가 히트작에는 공통점이 있다. 스타워즈 시리즈가 보여준 콘셉트는 아주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영화, 책, 성경 등 다양한 매체에서 영향을 받았다. 조지 루카스는 <플래시 고든>과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숨겨진 요새의 세 악인>에 영향받았다고 말했다. 여러 장르에서 따온 흥미로운 조각을 창의적으로 이어붙인 결과물이란 말이다.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이 우주를 배경으로 벌어진 다는 것 자체가 흥미를 유발한다.



즉, 스타워즈 시리즈는 성공한 것들만 모아 놓은 수천 개의 클리셰 덩어리다. 누구도 같은 방식으로 붙여 놓지 않았기에 전혀 새로운 창작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유명한 이야기의 원형을 빌려왔다. 다시 말해 예수, 부처, 모세 등의 영웅 모험담, 우주 버전의 서부극, 스페이스 오페의 형식을 띈다. 만화, 우주, 서부, SF의 요소가 골고루 혼합된 콘텐츠이기 때문에 42년간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스타워즈 팬이 만든 스타워즈 이야기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틸컷


이 여정의 수장은 여럿 바뀌었다. 그 마지막 주자인 ‘J.J 에이브럼스’는 새로운 주인공인 레이, 핀, 포와 악역 카일로 렌을 등장시켰고, 에피소드 6 이후 30여 년이 지난 이후로 설정했다. 배우들과 팬 모두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어 루크 스카이워커, 레아, 한 솔로, 랜도 칼라지안, 팰퍼틴 등도 현재 모습으로 소환했다. 시퀄의 가운데 격인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서 팬들과 평단의 혹평을 얻은 라이언 존스 감독이 하차하고 다시 J.J 에이브럼스로 바통이 넘어왔다.



이번 시리즈는 스타워즈 팬이자 떡밥의 제왕인 J.J 에이브럼스가 만들어 낸 시퀄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클래식함을 좋아하는 팬들과 새롭게 인입된 세대 간의 간극을 어느 정도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시리즈의 주역과 추억을 곱씹을 장면들도 속속 등장해 팬심을 자극한다. 클래식함과 빠른 속도감을 적절히 융합하면서 오랜 시간 이어온 스카이워커 사가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파격적인 시도나 새로움보다는 안정성을 택한 처사다.



새로운 포스와 어두운 힘, 대결의 승자는?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틸컷


전편에 이어 강력해진 포스를 얻은 레이(데이지 리들리)는 전 우주를 어둠의 힘으로 지배하려는 카일로 렌(아담 드라이버)에게 대적할 유일한 희망으로 거듭난다. 레이는 친구이자 조력자인 핀(존 보예가)과 포(오스카 아이삭)과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 계속되는 카일로 렌의 영적인 교란과 새로운 전쟁을 준비해야 하는 이중고 속에서 레이는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쳐야만 한다.



40여 년에 걸친 우주전쟁은 선과 악, 새로운 캐릭터와 기존 캐릭터의 조합으로 유종의 미를 선사한다.  레이의 출생의 비밀을 다시 들춰 내며 지구를 넘어 우주로 나아간 복잡한 가계도가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레이는 자신의 정체성을 알면 알수록 힘들어했지만 주변의 도움과 영혼의 쌍둥이이자 숙적 카일로 렌을 통해 성장한다.



스타워즈 대장정의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이 반갑다. 고물별에 버려진 고아에서 운명의 힘을 깨닫는 영웅으로 거듭난다. 뚜렷한 선악 구도에서 선의 편에 선 레이는 어떤 과정에도 굴복하지 않고 선한 힘을 이어간다. 악의 어두움으로 끌고 가려는 카일로 렌과의 포스 충돌과 사막과 파도 위에서 광활하게 펼쳐진다.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틸컷


<스타워즈: 라이wm 오브 스카이워커>는 레이의 성장이면서 우주전쟁이 났은 희생양이자 히로인의 탄생을 알린다. 레이는 누군가 이름을 물어보면 성은 없고 그냥 ‘레이’라고 말했지만 전쟁의 마지막에는 자신의 성을 얻게 된다. 이로써 다소 복잡한 집안 가계도가 출생의 비밀이 벗겨지며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다. 훗날 레이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전쟁이 종식된 스타워즈는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낼까?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이야기 듣기를 좋아한다. 스타워즈는 아마 또다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고 찾아올 것이다. 익숙함 만큼 가장 큰 창작의 원동력도 없을 테니 말이다.


평점: ★★★★

한 줄 평: 나는 찐덕이 아니라서 그런가 볼만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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