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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Jun 16. 2020

<너는 달밤에 빛나고>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아름답다


츠키카와 쇼 감독의 작품의 순수성, 여주인공의 아름다움은 시그니처가 되었다. 세상에 사람이 이렇게 예뻐서야 되겠나. 남주 때문에 봤는데 여주에게 입덕하고 나왔다.  여자 주인공 마즈미가 다하고 있다. 아픈데 혈색이 발그레한 게 스스로 빛을 내고 있다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아픈 소녀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건강함이 오히려 기분 좋아지는 편이였다. 


그 이름은 나가노 메이. 오묘하게 유역비와 임수정을 섞어 놓은 외모가 빛이 난다. 우리나라에는 <내 이야기>와 <한낮의 유성>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나는 그 두 편을 보지 않았기에 이번 영화에서 처음 만났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키타무라 타쿠미가 같은 감독 영화에  캐스팅되었다. 


영화 <너는 달밤에 빛나고> 스틸컷


그래서일까.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사쿠라를 보내고 또다시 아픈 소녀 마미즈를 만난 느낌이다. 요 녀석 아픈 소녀 킬러다. 아무튼  아름다운 소녀×소년으로 호흡을 맞추어서인지. 눈부신 미모와 손발이 없어질 것 같은 로맨스로 약간의 순수함을 얻었다.


츤데레 소년 타쿠야는 발광병(그 발광 아님. 생이 마지막으로 갈수록 스스로 빛나는 희귀병)에 걸린 소녀 마미즈(나가노 메이)에게 롤링 페이퍼를 전해주러 병원을 찾는다. 다음번에도 또 와달라는 마미즈의 부탁에 젤리를 들고 왔다가 아끼는 스노우볼을 깬다. 그 일을 빌미로 소원을 대신  들어주며 친구가 된다. 소원은 하고 싶은 일을 대신 경험해 주고 세세히 들려달라는 부탁이다. 타쿠야(키타무라 타쿠미)는 소녀의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수행한다.



영화 <너는 달밤에 빛나고> 스틸컷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도 타고, 대왕 딸기 파르페도 먹고, 보고 싶은 아빠도 대신 만나고, 그렇게 맡고 싶었던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역도 흔쾌히 수락한다. 그러는 사이 소년과 소녀는 사랑에 빠지고, 태연하게 죽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마미즈는 처음으로 살고 싶어졌다. 이때부터는 거의 두 사람의 사랑을 확인하고 기억하기 위한 추억 쌓기와 위기가 전개된다.


한번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에서 경험해서인지 최루성 멜로가 터지지 않았지만, 리코짱 역의 이마다 미오도 귀엽게 나와 다른 작품에서 한 번 더 보고 싶어졌다. 매번 고등학생 얼굴로 본 키타무라 타쿠미가 앞머리를 올리고 검은 양복을 입고 나오는 초반부 장면에서 훅하고 들어왔다. (앞으로 더 잘 성장하길)


근데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고 싶다. 순수함의 결정체로 잘 가다가 며칠 안 남은 마미즈가 타쿠야의 목을 확 끌어당기며 가슴에 얼굴을 묻는 장면. 이거 나만 뜬금없이 야한 건가. 꽤 오랫동안 D컵이라는 가슴에 너무 얼굴을 파묻고 있어서 내가 다 화끈 거렸네.


영화 <너는 달밤에 빛나고> 스틸컷



영화는 동명 원작 소설을 스크린에 옮기며 순수한 로맨스, 버킷 리스트 대행이라는 로맨틱한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츠키가와 쇼 감독이 다시 한번 실력 발휘했다. 멍한 눈, 가끔은 상냥한 타쿠야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녀석 은근히 섬세한 편이다. 신발 사이즈를 물어보고, 마미즈가 갖고 싶어 하는 빨간 샌들을 사가지고 오는 감성이란. 장미란 이름은 버려도 그 향기는 그대로라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가 포인트다.




평점: ★★☆

한 줄 평: 나가노 메이는 사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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