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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장cine 수다

<포프란: 사라진 X를 찾아서>어느날 소중이를 잃은남자

by 장혜령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한 편으로 천재 감독 반열에 오른 일본의 ‘우에다 신이치로’감독. 이 영화는 처음 봤을 때의 기분을 잊을 수 없습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입소문이 크게 나 집에서 먼 롯데타워까지 가 시사회를 참석 했는데. 세상에..초반 30 여분이 너무 재미없어서 나가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지루한 시간이 지나자 마법처럼 너무 재미있었던 황당한 경험이 떠오릅니다.

영화 '포프란: 사라진 X를 찾아서' 스틸컷

'우에다 신이치로'감독이 10년 동안 구상했다던 영화 <포프란: 사라진 X를 찾아서>가 기대되는 이유였습니다. 영화를 보자마자 한 마디! 역시나 생각지도 못한 상상력으로 독특하고 신선한 발상이 뒤통수를 얼얼하게 만듭니다. 영화는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소중이를 잃어버린 한 남자의 6일을 따라가는 여정인데요. '역시 일본 답다..'라는 말이 떠오르는 변태스러운 영화죠.


‘뭐 이런 내용을.. 영화로 만들어?’라고 생각하면 오산! 일본 특유의 독특한 발상으로 시작해 찐감동과 웃음을 유발하는 휴머니즘 가득한 영화입니다.


한 남자의 X 빠지는 대추격전

영화 '포프란: 사라진 X를 찾아서' 스틸컷


친구와 웹툰 회사를 창업했지만 현재는 단독 CEO로 성공한 타카미는 성공에 취해 초심을 잃어버린지 오래입니다. 가식적인 말과 행동으로 사업을 확장할 생각만 하는 CEO가 되었는데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소중이를 잃어버린 타카미.황당함도 잠시, 일단 급한 용무를 처리하는 것부터 난관 시작입니다.


자신의 그것을 잃어버린 후 괴로워하다, 우연히 ‘포프란(소중이)’을 찾게 도와준다는 의문의 단체를 찾아가 자아를 찾아(?) 탈출한 포프란을 6일 안에 찾아야만 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포프란은 무려 200km 시속으로 빨리 날아다니기에 잡기가 힘들죠. 포프란이 이리저리 날아다니면서 어딘가에 부딪히기라도 하면 굉장히 아픈 상황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싶었답니다. 그 단체에서 구입한 특별한 장비로만 잡을 수 있는데요. 6일 안에 잡지 못하면 영원히 포프란 없이 살아야만 하는 타카미...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평범함을 거부하는 괴짜 감독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좀비 영화 촬영장에 진짜 좀비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소동극으로 원테이크 방식으로 촬영했는데요. 호러 좀비 영화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영화 스태프의 협업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독창적인 기법으로 제작비 1,000배의 흥행 기록을 세웠으며, 프랑스에서 리메이크 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영화 <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는 배우 지망생이 사이비 종교 단체의 비밀을 파헤치게 되면서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웃음과 감동의 드라마인데요. 실제 노숙 생활을 했던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은 성공하게 되면서 느낀 메시지를 담았다고 해 영화의 진정성까지 전해집니다.


영화 '포프란: 사라진 X를 찾아서' 스틸컷

신작 <포프란: 사라진 X를 찾아서>는 B급 병맛 소재와 몸개그를 통해 소중한 것을 상기하게 만드는 감동의 영화인데요. 함께 만화를 좋아했던 창립 친구와는 절연, 어릴 때 아이를 낳아 가정을 꾸린 아내와는 이혼, 꿈을 반대하던 부모님과는 의절했던 과거를 쫓아가다 그곳에서 포프란을 만나게 됩니다.


결국, 코미디 영화인줄 알았는데 찐한 감동의 도가니탕! 관계를 끊어 버린 사람과의 관계를 포프란을 통해 이어 붙이게 되는 과정이 유머러스하게 펼쳐지는 영화였습니다. 변하지 않고 처음처럼 지속되는 건 없습니다. 처음 마음가짐을 잃지 않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노력할 뿐! 어쩌면, 포프란을 잃어 버린다는 것은 결국 나를 잃어버리는 것과도 볼 수 있겠어요. 포프란은 ‘나’라는 정체성을 상징하는 무언가이고 이것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 모두의 모습과도 오버랩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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