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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May 24. 2023

<더 브릿지>'제니퍼 로렌스'가 연기하는 아픈 군인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더 브릿지>는 애플TV+를 통해 공개 된 A24제작 영화다. A24제작 영화라면 믿고 보는 사람들을 위한 진중한 영화다. 극심한 부상을 입고 귀국한 병사의 이야기는 미국에서 자주 만들어지는 소재다.


<허트 로커>, <아메리칸 스나이퍼> 등 신체적, 정신적 트라우마를 소재로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영화와 조금 다른 결을 취하고 있다. 앞서 말한 영화와 달리 전쟁의 직접적인 장면이나 회상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오로지 현재진행형으로 사고 이후 상처 받은 개인에 주목한다. 전쟁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현실적으로 다룬다.



몸과 마음을 다쳐 집으로 돌아온 군인

영화 <더 브릿지> 스틸컷

아프가니스탄 군복무 중 폭탄사고로 뇌손상을 입고 의가사제대한 린지(제니퍼 로렌스)는 재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전쟁 중 사고를 당했다는 것보다 린지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었다.


임시보호가정에서 어느 정도의 재활을 마친 후, 뉴올리언스로 돌아가는 린지의 무거운 발걸음이 이를 증명한다. 한때 오빠와 엄마가 함께 살던 집이지만 린지에게는 떠나고 싶었던 이유기도 했으니까. 


한편, 불의의 사고를 당한 후 한쪽 다리를 잃은 카센터 사장 제임스(브라이언 타일리 헨리)는 오래된 트럭을 맡긴 린지를 만나 친구가 된다. 제임스와 린지는 이 동네 토박이였다. 린지가 가족으로부터 가장 먼 곳으로 떠난 반면, 제임스는 이 동네를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이었다. 군 복귀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린지를 도와 제임스는 사력을 다한다.



'제니퍼 로렌스'의 힘 뺀 연기


제니퍼 로렌스의 담담하면서도 차분한 연기는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과는 거리가 있다. 우울하다 못해 무기력한 얼굴을 하고 굼뜬 행동을 보이며 사실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녀의 특유의 트레이드마크인 보조개도 보일틈없다.


그저, 외상후스트레스(PTSD)를 입은 사람의 증세를 천천히 보여준다. 어떠한 이유로 가족을 밀어내기 바빴던 린지는 제임스를 만나며 관계를 회복하고 희망을 쫓는다. 때문에 폭발하는 그녀의 모습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제임스는 음주운전으로 본인 다리와 조카를 잃었다. 자신의 부주의로 사고의 죄책감에 사로잡힌 인물이다. 스스로를 고립하기 바쁜 린지에게 따뜻한 친절을 배풀어 준 사람이 제임스다. 자신의 상처를 생각하며 린지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여유를 부린다. 둘은 조금씩 마음을 열며 공통점을 발견하며 마음을 쌓아간다. 결국 두 사람은 성별과 인종을 뛰어 넘어 진정한 친구가 된다.


영화 <더 브릿지> 스틸컷

사실 '다시 시작하자'는 진부한 이야기지만, 실수를 딛고 걷기 힘든 한 발자국을 내 딛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원제 Causeway(코즈웨이)는 둑길에서 교통사고로 상처 입은 제임스의 사연을 중심에 두었지만, 한국에서는 더 브릿지(다리)라는 상생, 유대감의 의미로 의역했다.


넷플릭스의 [조용한 희망]을 연출한 ‘라일라 노이게바우어’감독, 오랜만에 인디장르에 출연한 ‘제니퍼 로렌스’, 한국에서는 <불릿 트레인>, <이터널스>로 알려진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가 출연했다. 브라리언 타이리 헨리는 이 영화로 제95회 아카데미시상식(2023) 남주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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