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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루 clou Apr 19. 2022

나는 솔로 (나는 SOLO) 6기를 보며.

광수 생각.. 그 광수 생각이 아닌데..;;

예전에 꽤나 즐겨보던 SBS의 <짝>이라는 프로그램이 안타까운 일로 말미암아 폐지가 된 이후, 새로운 포맷의 연애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났더랬다.  

그러나 나이가 나이니만큼, (에헴, 한 박자 쉬고.ㅋ) 이팔청춘까진 아니더라도, 많이도 젊은 선남선녀들의 분홍빛 시그널이 쉽사리 공감될 리가 없었다. 이제는 예능보다 뉴스에 더 눈길이 많이 가는 슬픈 현실을 느끼는 와중에 그나마 작년 여름 우연히 SBS플러스 채널의 <나는 솔로>라는 프로그램을 접하고, 나는 그것이야말로 바로 <짝>의 리부트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가끔 내 동년배도 등장할 뿐만 아니라, 좀 더 현실적인 캐릭터들을 마주하며 ('짝' 출연진도 처음엔 분명 내 주변에 있을만한 현실 캐릭터들이었는데, 나중에 점점 넘사벽 캐릭터의 등장으로 변질되어 갔음. 공감 불가.) 지금도 매우 흥미롭게 시청중이다.  이런 프로그램의 특징은 시청자가 등장인물들을 나름대로 평가하며 좋다, 괜찮다, 별로다, 진상이다, 극혐이다 이런 식으로 낙인을 찍고, 그 이미지는 대개 그 시리즈가 마무리될 때 까지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떤 남녀가 최종 커플이 될까를 추리하며 보는 것이 주요 재미지만, 시리즈의 시작과 함께 갖게 되는 일종의 선입견으로부터 나중에 내 직감은 역시 틀리지 않았구나를 확인하는 것도 나름의 재미 포인트다.    

영화 후기는 많이 써봤지만, 이런 종류의 TV프로그램 후기는 처음 아닌가 싶다. 나를 오랜만에 이곳 <브런치>로 인도한 그 캐릭터를 여기 소개한다. 


나는 솔로 6기 '광수'.

클루는 '광수'라는 캐릭터에 대해 그 5가지의 선입견 중 끝부분에서 시작했다. 솔직히 말하면, 진상이다와 극혐이다의 중간 어디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가 알게 되면 억울할 수도 있겠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클루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선입견이었으니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다른 회사로 이직했지만, 예전에 클루와 같은 부서 내 가장 최악의 동료직원이 있었다. '광수'와 생김새, 말투, 행동까지 비슷한 그는 아마 옆에 데려다놓고 형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아무튼 솔로촌에서 '광수'의 생활도 크게 각광받진 못했다. 물론 한 여자 '옥순'만을 바라보았지만, 적극적인 장면은 등장하지 않았고, 그의 진솔한 마음을 '옥순'에게 편지로 전했지만, 결론적으로 선택을 받을 순 없었다. 


<나는 솔로> 6기의 마지막회였던가. 

남자들과 여자들이 각자 마음에 담아둔 상대를 위해 하고싶은 말을 허공에 외치는 장면이 있다. '광수'는 무슨 말을 할까 궁금했다.   

"너의 드라마에서 나는 지나가는 조연일지도 모르지만, 내 드라마에서의 주인공은 너였어."  


여성 출연자들이 울었다. 그리고 많은 시청자들의 심금도 울리게 했다. 

분명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듯한, 또는 그렇게나 많이 쓰였을 법한 클리셰였다.

그러나 그 진부한, 다소 오글거릴 수 있는 표현도, 떨리는 듯한 '광수'의 언어로 밖으로 나오자, 그 어느 장면보다도 가장 진실되고, 아름다운 고백 장면이 탄생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그 장면은 나로 하여금 옛 생각에 침잠되도록 이끌었다. 


그래, 아주 오래 전 그런 적이 있었다. 

저 대사가 정확하다. 

그 당시만 놓고 보면, 그녀와의 치열했던 하루하루가 분명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할 만큼 엄청나다고 여겼다. 

더이상 할 수 없을 정도로 다했다. 주변 모두가 인정했다. 그러나 끝끝내 클루는 선택을 받지 못했다.

'Winner takes all.' 이지 않은가. 드라마에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주인공이 되고 싶었지만, 될 수 없었다.

그녀의 인생이라는 긴 드라마에서 결국 수없이 많이 지나가는 조연 중의 한 명으로 전락한 순간이었다.

그렇게 짧게 남겨진 드라마에서의 주인공은 분명 그녀였는데..


'광수'가 앞으로는 드라마를 좀 더 길게 쓰길 기대한다. 솔직히 드라마를 쓰기엔 일주일은 너무 짧았다.


싱금씨와 늘 <나는 솔로>를 함께 시청하면서 가끔 '내가 만약 지금 솔로라면 어떤 특집에 나갈 수 있을까'라고 농담처럼 묻고는 한다. 과연 내가 0표를 벗어날 수 있을까. 이성들에게 어필을 할 수 있을까. 

'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옛날보다 나을 것 같은데.'


사람들은 생각한다.

국가대표의 축구 경기를 지켜보며, 왜 저렇게 밖에 못하나.

연애 프로그램을 보며, 왜 저 상황에서 저런 말들을 할까.

그러나 실제 그 필드에 나가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까불지 말자, 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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