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벨리스크를 찾아서
고대 이집트의 태양 숭배 상징 기념비인 '오벨리스크'가 이 곳 페트라 암벽 산 위에 있다고 하였다.
로마제국 시절, 수많은 오벨리스크가 이집트에서 유럽으로 옮겨졌듯이,
페트라 역시 로마제국의 거대한 파도에 휩쓸린 터, 그 오벨리스크를 찾아보기로 한다.
알 데이르를 뒤로 하고 호텔로 돌아온 1일 차 밤도 어제와 같이 여전히 아름다웠다.
그리고, 다시 한번 페트라의 아침이 밝았다.
2일 차는 발걸음이 좀 더 가볍다.
1일 차에 페트라 여행 인증을 하고 나니, 부담을 많이 덜었다.
시크에서 알 카즈네까지는 좀 더 인물사진에 중점을 두었다.
수로 물을 떠먹는 설정.
그런 설정을 외면하는 발걸음.
얼굴만 절벽에 붙어있는 고양이의 진실은? 바위에 올라 홀로 여유를 즐기는 녀석.
그래, 알 카즈네는 언제 봐도 변함없는 알 카즈네다.
인디아나 존스는 저 알 카즈네의 입구를 통해서 성배를 찾으러 들어갔지만,
실제 여행객은 알 카즈네 보호 차원에서, 알 데이르와 달리 들어갈 수가 없다.
그러나 내부는 알 데이르와 같이 텅 빈 공간이라고 한다.
알 카즈네를 지나, 일부 왕들의 무덤까지 가는 길은 1일 차와 같다.
2일 차는 그 왕들의 무덤 사이에서 변주가 시작된다.
마치 알카즈네 꼭대기로 올라가는 듯 바위산을 오른다.
같은 앵글, 같은 모습,
우리는 부부.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 만은.
바위산 정상에 올라,
한 바퀴 회전해서 둘러보고, 조금만 더 발걸음을 옮기면 다시 보물 찾기 하듯 오벨리스크가 눈 앞에 나타난다.
오벨리스크는 잠시 제쳐두고, 360도 판타스틱 뷰에 셔터 아니 누를 수 없다.
바위들은 그만 찍을 줄 알았는데, 멈출 수 없다.
건너편 절벽 아래 왕들의 무덤이 있고, 오른쪽으로 시크가 보이니,
내가 서있는 절벽 아래가 바로 알 카즈네.
바로 이 곳, 알 카즈네 머리 꼭대기에 눌러 앉았다.
오벨리스크 가기 전 잠깐의 휴식시간에 고대 유적 앞에 앉아서 카톡 하시는 와이프.
시크한 베두인 상인과 잠시 인사를 나눈다.
가까이 가서 볼까.
조금은 다른 모양의 오벨리스크 두 분.
왕의 치적이 새겨진 벽화나 글은 없다.
더구나 터키에서 보았던 것보다 뭉툭하지만 작은데, 미완성일까?
그저 투박하게 빚은 모습일 뿐.
오벨리스크를 뒤로 하고, 반대편으로 내려가는 길
이 사자상을 보려고 먼 길을 돌아간다.
도굴당했다는 사자머리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렇게 페트라 산 속 어딘가 숨어있는 사자상도 여행객들로 하여금 훼손되지 않도록,
정부의 보호와 관리가 절실해 보인다.
내려오는 길마다 여기 저기 숨바꼭질하는 페트라 유적.
비슷한 듯 다른 모습들.
여행객은 찾기 쉽지 않고, 가끔씩 그 곳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베두인을 만난다.
이것이 진정한 우리만의 신혼여행.
다리 아픈 와이프를 위해 당나귀를 빌려 타고 알 카즈네로 돌아가는데,
베두인 길잡이가 한 명뿐이라서, 당나귀도 한 마리에 둘이 올라타게 되었다.
차라리 힘들어도 걸을걸 그랬다.
병약해 보이는 당나귀가 주저앉을까, 혹시 나귀 위에서 떨어질까 노심초사.
승차감은 마이너스. 비용은 모범택시급.

어쨌든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
반가운 알 카즈네로 무사히 돌아왔다.
알 카즈네 옆에서 점심 도시락 먹고 와디럼으로 가야 한다.
이별을 알긴 아는 걸까.
우리 부부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페트라.
굿바이 페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