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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두옥 May 29. 2016

"당신을 스트레스 받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조직원들에게 리더가 꼭 물어야 할 질문

종류를 막론하고 장기적인 경쟁력의 핵심은 구성원이다. 너무 당연해서 그 근거를 묻는 것 조차 어색하다.


이 조직 구성원의 만족을 높이는 데는 두가지 단계가 있다. 마이너스(-)에서 제로(0)까지 가는 단계, (0)에서 플러스(+)로 가는 단계다. 가시가 목에 걸려 고통이 느껴지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줘도(+) 불편함이 지속되듯이, 구성원의 만족을 위해서는 그들에게 고통을 주는 요소, 즉 마이너스 요소를 제거해 주는 것이 먼저다. 나와 일하는 이들이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어떤 상황에서 힘들어하는지를 풀어줘야 플러스로 제공하는 것들이 진실로 플러스가 된다.


어떤 기업들은 마이너스 요소의 제거 보다는 플러스 요소의 증가에 돈을 쓴다. 결혼을 하면 보너스를 주고, 한달에 한번 영화를 보러 가고, 사무실에 헬스장을 만든다. 이런 것들은 발견하기 쉽고, 실행한 흔적도 잘 나고, 자아성찰이 필요없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없다. '상무님의 계획없는 업무지시 때문에 요즘 일이 힘들어요' 라는 말을 듣는 것 보다는 직원들 명절선물을 주는 데 돈을 쓰는 게 심리적인 피로가 없다.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어서 이미 제로(0)의 수준에 있는 조직이라면 이런 선물은 큰 플러스가 된다.  


하지만 아무리 명절 선물을 사 줘도, 계획없는 업무지시 때문에 받는 이들의 스트레스는 없어지지 않는다. 발화되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기에, 계획없는 업무지시에 두번 세번 네번, 나름 참으며 따라보지만 개인의 임계점을 넘는 순간 선택의 문에 맞닥들이게 된다. 일을 포기하거나, 열심히 하길 포기하거나. 계속적인 스트레스는 생명과 연결되기에 인간의 이런 선택은 사실 자연스러운 방어기제라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인다. '태도가 나쁘거나' '게으르거나' '나를 무시해서' 가 아니라 계속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본능적 선택에 가깝다는 거다.


"당신을 스트레스 받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내가 제안하는 대안은 의사결정자가 이 질문을 직원들에게 하는 것이다. 조직의 구성원을 스트레스 받게 하는 진짜 이유(마이너스 요소)에 직면하자는 뜻이다. 그 대답의 중심에는 "상사"이라는 듣기 싫은 답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게 이유라면 오히려 해결은 쉬울 수 있다. 의사결정자가 키를 쥐고 있으니 해결할 '의사결정'을 하기만 하면 된다. 그 외에 반복되는 외부의 상황이나 불합리한 일처리 과정도 대답 중에 있을텐데, 이것은 같이 풀어가면 된다. 핵심은 어떤 고통요소(마이너스)를 제거할 지에 함께 직면하는 것이다.


나는 일이나 회사를 그만 둘 때 진짜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만두기로 한 그 순간 '이유'를 고민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조직을 시나브로 썩게하고 종국엔 무너지게도 할 수 있는 그 '이유'를 말하고 싶은 유효기간은 내가 조직 안에서 견디고 있던 바로 그때였다.


물어보자. 
최근 몇달간 직원들에게 스트레스가 된 것은 무엇이었는지. 우리 조직이 나가야 할 스마트 워크의 방향은 한달에 수십권씩 읽는 경제경영 서적들 보다 우리 직원들의 대답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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