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두옥 Jan 09. 2020

특별한 공간에 살아보는 즐거움, 에어비앤비


비즈니스 여행이 아닌 이상

저는 호텔보다는 에어비앤비를 선호해요.


약간의 노하우만 있으면 호텔 반값으로도 호텔만큼 좋은 집을 구할 수 있거든요. 호텔 예산이라면 인테리어가 멋진 집, 독특한 구조의 집, 호텔이 들어서기 힘든 자연 속의 집 등 특별한 공간에 머물러 보는 즐거움이 있어요. 만약 다섯 명 이상의 여행이라면 엄청난 인당 가성비로 지역별 대저택에서 머물 수도 있죠.



항공권보다 공을 들이는 숙소 예약


이번 그리스 여행에서도 비행기표 보다 더 많은 공이 들어간 것이 숙소였고, 저희는 총 7개의 숙소를 예약했어요.


지중해 바다를 보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집, 실내보다 야외 테라스가 더 화려한 집, 100평이 넘는 잔디 마당이 있는 집, 연말 불꽃놀이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집.. 그게 무엇이든 확실한 특징을 가진 집을 평균 3일씩 빌려서 머물고 있어요. 여행 기간 내내 렌터카를 빌렸기 때문에 아테네에서 스파르타까지 그리스 전역의 집은 모두 돌아보면서요.


인스타그램에 올린 다양한 그리스 숙소들



외국에서는 게스트로, 한국에서는 호스트로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제가 게스트로 그리스의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동안 한국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 집을 게스트로 이용한다는 사실이에요. 2015년부터 이렇게 장기로 해외여행을 가거나 출장을 갈 때면 집 전체, 혹은 일부 방을 에어비앤비에 내놓곤 했거든요.



저희가 그리스에서 7개의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동안, 한국 집에서는 8번의 예약이 있었어요. 제가 에어비앤비 앱을 통해서 한국의 게스트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어머니가 한국에서 손님들을 챙겨주셔서 문제없이 진행이 되었답니다. 처음엔 혼자 게스트를 맞이하는 것을 어색해하던 어머니도 나중엔 알아서 리뷰와 별점을 카톡으로 보내시며 즐기셨어요.


에어비앤비에 약간의 수수료를 줘야 하긴 하지만, 말 그대로 전 세계에 내 집이 있는 느낌이었어요. 여행경비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 건 말할 것도 없고요.



에어비앤비가 보내준 수상한(?) 선물


며칠 전 에어비앤비에서 메일이 하나 왔어요. 그리스에서 묵은 에어비앤비 숙소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몇 번 올리고 태그를 달았는데, 그걸 에어비앤비에서 보고 감사의 선물을 보내준다는 거예요. 


에어비앤비로부터 받은 수상한(?) 메일


처음엔 피싱인 줄 알고 주소 입력을 안 했는데, 구글링을 해보니 사기가 아니었어요. 보통은 게스트에게 특별한 서비스를 한 호스트에게 선물을 보내는데, 가끔 게스트도 대상이 된다더라고요


물론 이런 감사 선물이야 받아봤자 실용성 없는 기념품 수준일 게 뻔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엄청 좋았어요. 순수하게 좋은 숙소를 지인들과 공유하려고 올린 포스팅에, 에어비앤비가 공식적으로 감사를 표현했다는 사실이 특별하게 느껴졌죠.


며칠 후에 소포 트래킹을 해보니 해외에서 한국으로 배송되는 중이던데 지금쯤은 한국에 도착하지 않았을까요. 덕분에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은근히 기다려지고 있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을 선물하는 에어비앤비


제가 에어비앤비를 시작한 건 수년 전이에요. 5년 전부터는 해외 출장으로 한국을 비울 때마다 직접 호스팅도 했는데 내가 가진 일부를 공유해서 실제 수입이 생긴다는 게 신기했어요. 다양한 목적으로 우리 동네에 오는 사람들과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호스트로서도 게스트로서도 에어비앤비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을 선물해 준다는 면에서 항상 특별해요. 기회만 된다면 마음 맞는 사람들이랑 '에어비앤비 투어'를 컨셉으로 여행을 하고 싶을 정도로요. 어떤 사람들은 방방곡곡을 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듯, 저는 세계의 좋은 공간에서 좋은 사람들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누는 게 정말 정말 행복하거든요.


한국에 돌아가서 기회가 되면, 제가 유럽에서 방문했던 가성비 좋고 독특한 에어비앤비 숙소들도 쫘악~ 공유하고 싶어요. 실질적인 위치 및 가격 정보와 함께요. 에어비앤비 마니아로서의 관점과 분석이 가미되어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구글링으로는 검색할 수 없는 아주 특별한 여행을 계획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거예요.




매거진의 이전글 글로벌한 시각은 글로벌한 경험에서 나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