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크 혁신에 필수불가결한 혼란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일하는 방식 전반을 바꾸는 스마트워크는 그야말로 혁신(헌 가죽을 벗기는 작업)이다. 사람으로 치자면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라, 더 건강하게 오래 살려는 선택이란 걸 모르는 직원들은 자칫 불신과 경계로 '스마트워크'를 접하기도 한다.
현재의 업무환경에 불만이 많아 변화를 원했던 직원들 조차도 기존에 한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시스템 중심의 변화에 어리둥절하기 십상이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스마트워크와 항상 함께 오는 단어는 바로 '혼란'이다.
그렇다. 혁신은 그 자체도 쉽지 않지만
이 혼란의 상황을 견디는 것 역시 만만치 않다
중독엔 금단현상이 있고, 체질개선엔 명현현상이 있듯, 혁신과 혼란은 한 패키지다.
스마트워크에서 변화관리의 목표는 혼란의 ‘최소화’가 아니라 혼란을 ‘수용’하는 것. 직원들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하고,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자잘한 규칙이 빽빽히 새겨진 메뉴얼이 아니다)와 공식적인 지원창구를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혼란을 최소화한다고 일일이 직원들을 케어하기 시작하면, 변화의 방향으로 나가는데 쓸 힘을 직원들과 면담하느라 소진하게 된다. 조직은 점점 커지고 복잡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이런 개별 케어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이렇게 케어한 직원이 변화에 잘 안착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변화에 ‘스스로’ 적응한 게 아니라서 오히려 지속적으로 과거의 컴포트존(comfort zone)으로 되돌아가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걸 방치하면 조직의 썩은 사과가 되어 회사가 혁신에 들인 시간과 노력을 수포로 만들기도 한다.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결국 직원의 적응을 늦추고, 혁신의 리스크를 키운 셈이 된다.
가능하다면 이런 개별 케어는 직원들이 새로운 시스템과 방식에 잘 적응한 후에 표현하는 것이 조직을 위해서도, 직원을 위해서도 더 낫다. 혼란 상황에서의 개별 케어는 당근이지만, 혼란을 거친 후의 개별 케어는 감사의 표시이기 때문이다. 직원들도 어른 대접을 받았다고 느끼고, 그 기대만큼 성장한다.
기본적으로 관계에는 사랑과 믿음이 전제다. 허나 목적을 위해서 때론 단호함도 필요하고, 때론 인내도 필요하다. 어린 아이처럼 울고 떼쓰는 걸로는 더 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메세지를 단호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직원 스스로 공식적인 프로세스를 학습하도록 도와야 한다. 스마트워크에 답은 없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이게 최선의 답이었다.
회사가 직원들을 돈을 내고 배우러 온 학생이 아니라, 돈을 받고 성과를 만드는 프로페셔널로 성장시키고 싶다면, 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