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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두옥 Dec 27. 2017

유럽 여행자에게 날개를 달아줄 신개념 공유자전거

파리의 신개념  공유자전거 '고비 바이크(GoBee Bike)' 이용법

유럽은 자전거를 타기 좋은 나라다. 

자전거 전용 신호등이 있는 네덜란드는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유럽 도시에 자전거 전용 도로가 마련되어 있다. 관광지로 알려진 유럽의 도시 대부분은 전체가 박물관 같아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유럽의 숨은 얼굴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뿐인가! 자전거를 이용하면 한국의 2배가 넘는 대중교통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엔 단서가 붙는다. 

단, 나에게 자전거가 있다면!


이쯤에서 누군가는 "공유 자전거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 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맞다. 유럽에는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공유 자전거가 있다. 내가 머물고 있는 프랑스만 해도 꽤 오래 전부터 벨리브(Velib)라는 도시 공유 자전거(City Bike)가 파리나 리옹 같은 대도시에서 광범위하게 이용되어 왔고, 이용자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그런데 기존의 공유 자전거는
두 가지 측면에서 풀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첫째, 카드 등록이 어렵고 보증금이 높다. 
자전거마다 차이는 있지만 처음 공유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 계정을 만들 때 신용카드가 필요한데, 자전거 주차장에 있는 기기에서 카드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에 꽤 번거롭다. 가져간 카드가 잘 먹히지 않으면 다른 카드로 시도해야 하는데 공유 자전거를 주로 이용하는 20-30대의 젊은이들은 추가 카드가 없는 경우도 많고, 이럴 경우에는 이용할 방법이 없다. 게다가 보증금도 150-200유로(한화로 20-30만원)로 정도로 높은 편이다.


둘째, 지정된 장소(주차장)에서만 자전거의 대여와 반납이 가능하다. 

파리 벨리브의 경우 유명한 관광지에는 걸어서 10분 이내에 자전거 주차장이 있지만, 종종 목적지와 자전거 주차장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난감한 적도 많다. 더 황당한 경우는 자전거 주차장을 찾았는데 빈 공간이 없을 경우다. 이럴 때는 누가 한 대를 대여해 갈 때까지 기다리거나 다른 주차장을 찾아야 하는데, 서너 명이 같이 다닐 경우에는 한 번에 3-4개의 주차공간이 나지 않아서 여러 곳을 방황한 적도 있다. 


그런데 올해,
이런 단점을 보완해 주는 새로운 공유 자전거가 나타났다. 

파리 거리 여기저기에서 발견되는 고비 바이크 (GoBee Bike)


이 신개념 공유 자전거의 이름은 '고비 바이크 (GoBee Bike)' 이름 그대로 벌을 콘셉트로 한 공유 자전거다. 기존의 공유 자전거와 가장 큰 차이는 두 가지다. 


GoBee Bike 특징 1. 앱을 통해서 카드를 등록해서 결제하고 보증금이 낮다.

내 경우 파리에 머무는 동안 'GoBee Bike' 라고 박힌 녹색 자전거가 유난히 많이 보이길래 호기심에 앱을 다운로드했다. 그러다 어느 날, 라데팡스 역에서 집까지 약 15분 정도를 걸어가야 하는데 지하철 출구 앞에서 GoBee Bike 를 발견했다. 그 자리에서 앱을 실행하고, 카드를 등록하고, 눈 앞에 있는 자전거의 열쇠를 자동으로 풀기까지 채 5분도 걸리지 않더라. 물론 카드 등록은 집에서 미리 할 수도 있다. 나의 경우 친구추천 프로모션 코드로 등록을 해서 50유로의 보증금은 면제되었고, 선결제로 5유로만 미리 했다.   


GoBee Bike 특징 2. 자전거가 있는 곳이 곧 주차장이다.

실로 엄청난 장점이다. 이 말은 자전거를 타고 집 문앞까지 갈 수 있다는 뜻이다. 루브르 박물관 앞이나 에펠탑 길 건너에 자전거를 세워도 되고, 친구와 약속이 있는 카페 앞에 세워도 된다. 자전거의 위치는 앱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추적되고, 주차된 자전거는 언제든 앱에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한 가지 단점은, 위치 추적에 사용되는 와이파이나 통신사의 상황에 따라 간혹 위치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것. 하지만, 실제 이용해 본 결과 위치가 약간 틀려도 주위를 둘러보면 쉽게 자전거를 발견할 수 있었다.    


늦은 밤, 집 앞까지 타고 온 GoBee Bike - 운행을 하면 안전등이 자동으로 켜지고, 운행 종료 후 자물쇠를 채우면 자동으로 꺼진다. 




이 GoBee 바이크를 이용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앱스토에서 앱을 다운받고 순서대로만 진행하면 된다. 솔직히 글로 사용법을 알려준다는 것 자체가 불필요하게 느껴질 만큼 직관적이다. 


1) 우선 앱스토에서 [GoBee Bike] 를 다운받는다. 

2) 메뉴의 [My Wallet] 에서 카드를 등록하고 보증금을 결제한다. 프로모션 코드가 있으면 보증금 면제와 함께 초기 180분에 해당하는 1유로를 할인받을 수 있다. 내가 제공할 수 있는 프로모션 코드는 8fjn5t 이다. 

3) 맵에서 내 주변에 있는 자전거를 확인한다.  

4) 탈 자전거가 있는 곳으로 가서 일렬번호를 확인한다. 

5) 앱에서 [Unlock]을 클릭하고, 자전거의 바코드를 찍는다.

6) 약 10초 후, 자전거 바퀴의 락이 자동으로 풀린다. 

7) 자전거를 타고 목적지까지 간다. 밤에는 라이트가 자동으로 켜진다. 30분 단위로 0.5유로(700원)이다. 아 정말 싸다!

8) 도착하면 앱의 [End] 버튼을 누른다. 

9) 자전거 뒷바퀴의 락을 수동으로 잠그면 시간이 종료되고 자동으로 결제된다. 라이트도 알아서 꺼진다.


글로 보니 복잡하지만, 실제로 사용 방법은 너무너무 간편하다. 한 번만 해 보면 6살짜리 아이도 할 수 있을 정도다. 앱을 통해서 나의 지난 여정과 결제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유용하고, 아무 곳에서 세워둬도 되니까 그야말로 자전거의 자유로움을 극대화할 수 있다. 



새해, 파리로의 여행을 계획하는 분이 있다면 GoBee Bike 를 꼭 한번 시도해 보길 강추한다. 지난 수년간 벨리브(Velib)를 이용했어도 후기나 사용방법 포스팅 한번 안 한 내가 이렇게 포스팅을 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라도 GoBee Bike 가 꽤 매력적이라는 방증이 분명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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