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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되어
한낮인데도 방은 여전히 어둡고 눅눅하다
그날은 창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햇살이 유난히 빛났고,
나는 무언가에 홀리듯 창가로 다가갔다
엉터리로 쌓인 책더미들과 무질서하게 던져진 물건들이
도시의 이질적인 건물처럼 내 시선을 가로막았고,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은 힘겨워 보였다
물건들을 치워내자 조명을 밝힌 듯 방안에 생기가 돋았다
오랜만에 내다본 창밖 풍경은 한 편의 영화 같았다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더 영화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창문을 경계로 한쪽에서는 한 무명 배우의 고독한 이야기가,
다른 한쪽에서는 평화로운 일상을 그린 감동 이야기가
동시에 상영되고 있는 듯했다
그 낯선 기분이 잊히지 않는다
고개를 돌리는 나를 따라 햇살도 자리를 옮겼고
그 햇살의 시선에 맞춰 자세를 바꿔본다
눈이 부시다가 따뜻했다가 뭉클해졌다
창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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