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친구야, 아버지께서 많이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들은 날, 수술하시는 데 헌혈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날, 나는 곧장 헌혈의집을 찾아가 피를 뽑았다. 내가 힘을 보탤 수 있는 방법이 헌혈증을 한 장 보태는 것, 이것밖에는 없구나. 괴롭고 외로운 순간을 혼자 오롯이 견뎌내는 네게 너무나도 미안하다. 헌혈증 하나로 내 마음의 짐을 모두 덜어내는 일만큼은 없을 것이라고, 언제나 네 곁에 위로가 되는 친구로 있을 거라고, 네게 말없이 진심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