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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연이 Oct 27. 2020

내 방식대로 내 세상을 바꾸는 아주 특별한 이야기

<펀딩으로 시작하자>가 시작되었다.


첫 번째 캠페인이었던 <펀딩으로 있게하자>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유의미한 결과들을 만끽할 새도 없이 쏟아지는 업무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찰나 새로운 미션이 떨어졌다. 두 번째 브랜드 캠페인의 서막이 올랐다.



한동안 어깨가 무거웠다.

높이 설정된 목표도 목표였지만 개인적으로 풀고 싶은 오해가 많았다. 많은 관심을 받았던 시기였다. 무플보단 악플이라며 새겨야 할 알맹이들은 새기고, 넘겨야 할 껍데기들은 넘기고 싶었는데 사람인지라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우리 회사를 향한 화살들이 꼭 내게로 오는 것 같아서 아팠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인 우리 회사의 비전과 방향성이 유저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게 느껴져서 마음이 무거웠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 오해를 힘껏 풀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우리 팀이 그랬고, 다른 팀원들도 그랬다. 리소스의 한계가 있었기에 유저들이 원하는 속도를 내기는 힘들었지만, 원하는 방향에 최대한 발맞춰 나가기 위해 우리는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둘씩 해나갔다. 유저들을 위해 마련한 정책을 더 촘촘히 보완하고, 새로운 정책도 마련했다. 오랫동안 깊게 쌓인 오해를 한방에 풀 순 없을지언정 펀딩 플랫폼 최초로 마련한 서포터 보호 정책들이 이렇게 쌓이고 열심히 알리다 보면 언젠가 빛을 발하리라는 믿음으로 차근차근.



믿고 펀딩하는 와디즈를 만들기 위한 노력, 와디즈 신뢰센터 바로가기 >

펀딩의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한 펀딩금 반환 정책 인터뷰 >




진심을 근사하게 전달하고 싶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유저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두 번째 캠페인이 지닌 역할의 무게는 상당했다. 어찌 되었든 와디즈라는 브랜드에 씌워진 오명을 씻어낼 절호의 기회였기에 정말 잘 해내고 싶었다. 그러나 욕심만 앞서는 주니어는 아무 짝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력 있는 팀원들 사이에서 민폐가 되지 않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열심히 의견을 냈다.


첫 번째 캠페인을 철저히 복기했다. 캠페인 전후 내부적으로 느끼는 변화와 외부에서 만들어진 변화들을 면밀히 살펴보았다. 예상했던 결과도 있었고 예상치 못했던 결과도 있었다. 이를 토대로 두 번째 캠페인에서 누구에게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이번에 우리가 정한 타겟은 우리 브랜드의 유저였다. 이들에게 펀딩을 제대로 알리는 것, 그게 목표였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가 생각하는 브랜드와 브랜드를 실제로 사용하는 유저가 생각하는 브랜드에 괴리가 생기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브랜드의 매력 포인트를 극대화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는 것이 핵심이었다. 우리 브랜드를 사용하는 유저는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에게 펀딩의 매력을 정확하게 알리고 이 브랜드의 비전을 근사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은 무엇일까?  




내 방식대로 내 세상을 바꾸는 아주 특별한 이야기

그런 고민의 고민의 고민 끝에 이 캠페인이 나왔다. <내 방식대로 내 세상을 바꾸는 아주 특별한 이야기 - 펀딩으로 시작하자>
그렇다. 우리는 펀딩을 하는 사람들이, 그가 메이커든 서포터든, 세상이 정해둔 기준이 아니라 내 가치관에 맞고 내 취향에 맞는 일이라면 열정적으로 도전하고 응원하는 사람들, 그렇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기만의 세상을 일구어나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오랫동안 펀딩이라는 시스템이 움직이는 걸 보면서 이만큼 펀딩을 잘 표현한 문구가 없었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가고, 그래서 더 잘 알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 브랜드를 알게 된 지 어느덧 6년이 되었다. 인턴이었던 나는 누군가 펀딩이 뭔데? 하고 물으면 아 그게 말이야... 하고 3초간 정적 후 주절주절 설명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이게 누군가에게 는 꼭 필요한 시스템이라는 건 알았던 것 같다. 어떤 사람의 희망과 또 어떤 사람들의 응원이 모여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이 인간적이고도 기적 같은 순환이 가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으니까.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어제 주문한 물건이 오늘 아침 우리 집 앞에 와있고, 바다 건너에 있는 제품도 무리 없이 살 수 있는 이 멋진 신세계에서 실제로 만들어질지 아닐지도 모르고, 언제 배송이 올지도 모르는 현대인에게 가혹하기 짝이 없는 펀딩이라는 시스템은 이성적으로만 보자면 너무 비합리적이다. 그런데도 이 비합리한 시스템이 지금까지 작동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사람이 꼭 합리성만 따지는 동물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운영해온 공장에 불이 나 한순간에 좌절을 맛본 사장님의 이야기에 공감할 줄도 알고, 다니던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떡을 연구해 자기만의 색이 듬뿍 담긴 떡볶이를 개발한 고등학생의 이야기에 감명받을 줄도 안다. 내 반려묘가 좀 더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놀잇감을 개발한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줄도 알고, 유통과정에 드는 비용을 확 낮춰 좋은 소재로 좋은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의 팬이 되기도 한다.


물론 펀딩에 이런 감동 스토리만 있는 건 아니다. 오랜 배송 기간과 가능성을 감내할 만큼 괜찮은 조건의 새로운 제품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다는 메리트도 분명 존재한다. 이성과 감성의 경계를 오가며 우리의 마음을 주무르는 선한 메이커와 그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또 따끔한 피드백을 건네는 용기 있는 서포터가 있기에 지금까지 이 가혹하면서 인간미 넘치는 시스템이 작동해왔고, 또 앞으로 더 잘 움직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시스템을 움직이는 사람의 힘

물론 그 움직임을 키워가기 위해서는, 그래서 좋은 메이커와 용기 있는 서포터가 그들의 시너지를 더욱 크게 발휘해내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역할이 무엇보다 크다. 내 방식대로 내 세상을 바꾸어가는 사람들의 판이 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거다. 여느 시스템이 그렇듯 펀딩 역시 이를 이용해볼 생각만 가득한 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니까. 잊지 않고 싶은 건, 펀딩이 누군가에게는 그저 이용해 먹을 수단에 불과한 것일 수 있지만 어떤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동아줄이 될 수도 있다는 거다. 이걸 환상이라고만 여기기엔 내 눈앞에서 새로운 삶을 얻었다며 기뻐하시던 메이커님들의 미소를 너무나 자주 보았다. 악용의 여지를 막기 위해 누군가의 마지막 동아줄이 사라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 완벽한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지만 그 시스템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사라지면 그것은 금세 무너지고 만다. 이곳엔 그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가 아끼고 사랑하는 이 펀딩이란 시스템이 잘 굴러가도록 상상 이상의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유저들을 100% 만족시키기엔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적당히 만족하고, 적당히 타협하지는 않을 거다. 그랬다면 애초에 품이 많이 드는 정책이나 가이드를 만드는 일도 하지 않았을 테니까.


나 역시 말만 번지르르한 브랜드의 마케터로 일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우리 브랜드가 하고 싶은 말과 우리 유저가 듣고 싶어 하는 말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서로 통하는 길을 찾아내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이 펀딩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더 나은 삶의 방식을 발견하게 되길 바란다. 앞서 이 캠페인이, 우리 동료들과 많은 분들의 오랜 고민과 노력이 담긴 우리 모두의 두 번째 캠페인 <펀딩으로 시작하자>​가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며 길잡이 역할을 잘해주길 바란다.



펀딩으로 시작하자 - 로맨스편 #카페푸른시작




펀딩으로 시작하자 - 청춘편 #기쁜우리시작하는날




펀딩으로 시작하자 - 스릴러편 #야망의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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