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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연이 Jan 10. 2021

2020년 셀프 피드백

1년간 마케터로 일하며 배운 것들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끝났다. 여러 방면에서 실로 가장 임팩트 있었던 한 해였다. 어떻게 하면 목표를 달성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고민이 깊었던 만큼 많이 성장하기도 했다. 2020 한 해를 돌아보며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하고, 2021년의 일하는 마음을 세팅해보려고 한다.





1.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 

2019년까지만 해도 혼자 일하는  익숙했었다. 팀이 있긴 했지만 각자의 업무가 나뉘어 있었고 협업하는 구조도 아니었다. 2020년에는 그런 업무 환경이 180 바뀌었다. 팀원들과 협업해서 아이데이션을 하고, 함께 성과를 분석하여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다시 업무에 적용하는 방식이었다. 여러 명의 아이디어가 합쳐지고 빌드업되며 양질의 기획이 완성되는 순간 카타르시스를 느낀 적도 많았다. 팀으로 일하는 즐거움을 깨달은 것이다. 동시에 효율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뼈저리게 느꼈다. 팀원이  둘씩 늘어가고 그만큼 인계받는 업무의 범위도 넓어져가는데 히스토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혼선을 빚는 경우가 많았다.


진행했던 업무  가이드 화해야  업무들은 노션과 구글 시트로 정리했다. 반복되는 업무와 업무에 필요한 일정, 소통해야  유관부서들을 정리하고 나니 빠뜨리거나 일정을 놓치는 일이 줄었다. 필요한 요소들을 한 번에 파악하여 유관부서와 커뮤니케이션하니 진행이 원활해지고 개선점을 파악할  있는 시간이 확보되었다.


광고 소재 제작을 효율화하는 것도 필요했다. 상반기 IMC 캠페인에서 얻은 레슨을 바탕으로 하반기 캠페인을 진행할 때는 매체와 타깃별로 광고 소재 구조를 보다 타이트하게 잡았다. 가설을 세우고, 매체별로 효과적인 소재들이 무엇이고, 우리 서비스의 유저  잠재 유저가 반응하는 소재/메시지는 무엇인지 파악하며 지속적으로 AB테스트를 진행했다. 데이터 파트와 함께 테스트 결과 얻은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정리하고, 제작 리소스가 많이 드는 소재들은 이미지나 카피만 바꾸어 바로바로 투입할  있도록 템플릿화 해나가고 있다. 2021년의 목표  하나는 반드시 내가 그리고 우리 팀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리소스를 쏟지 않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하는 업무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효율적으로 개선할 방법에 대해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2. 데이터 읽고 개선점 찾기

2019년까지만 해도 데이터는 나와는  얘기라고만 생각했다. 정성적인 만족감을 주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그러나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고 고도화된 마케팅 액션이 늘어갈수록 성과 측정이 중요해지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확인해야  데이터들이 늘어갔다. 데이터를 읽는 마케터가 되어야 한다는 마인드셋을 장착 타이밍이  것이다. 여기서 유의할 건 데이터를 보는 게 아니라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는 것과 읽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보다 : 눈으로 대상의 존재나 형태적 특징을 알다
읽다 : 글을 보고 거기에 담긴 뜻을 헤아려 알다.


2020 업무를 하며 마케터는 데이터를 단순히 보고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숫자나 통계에 담긴 뜻을 헤아리고 전체적인 상황을 인지하여 해결책,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는  뼈저리게 느꼈다. 특히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데이터 리터러시 능력을 키워야 했다.


숫자는 여전히 어렵고  무섭다.  숫자 하나에 희와 비가 교차했던 순간이 얼마나 잦았던가. 그러나 압도되면 안 된다. 정신 차리고 우리가 개선하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치를 빠르게 봐야 한다. 나는 아직 데린이 (데이터어린이..!) 마케터기 때문에 GA 매체별 애널리틱스, 내부 지표에서 얻을  있는 기본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인사이트를 찾았다.


퍼포먼스 광고를 집행할 때는 소재별 가설을 세우고 메시지를 디벨롭했고, 이벤트를 분석할 때는 GA 내부 지표를 살펴보며 이벤트 페이지부터 광고 랜딩페이지 등을 수정했다. 새로운 서비스를 런칭할 때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선과 페이지 수정을 제안했다. 마케팅팀 내에서 기획 업무를 주로 맡고 있지만 유저 친화적인 콘텐츠를 기획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이 절실하다. 올해는  분야를 좀 더 디깅해보는 걸로!



3. 성공 경험의 중요성

상반기 캠페인 목표를 달성하고, 온라인광고대상 퍼포먼스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치열하게 보낸 만큼의 정서적 보상이 확실했다. 쉽게 일하고 쉽게 얻은 결과였다면 이렇게까지 뇌리에 오래 박혀있지 않았을 거다. 단순히 야근을 불사하며 늦게까지 일하는  아니라   있는 선에서 모든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했다. 매일 대행사와 1시간씩 컨퍼런스 콜을 하며 결과와 원인을 분석했고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유기적으로 플랜을 바꿨다. Done 의의를 두지 않았다. So What? 그래서 어떤 결과가 나왔고, 목표를 달성했는가가 중요했다. 팀원들 모두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열의가 정말 강했기 때문에 시너지는 폭발적이었다.


이런 성공 경험은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어떤 업무를 맡아도 성공하겠다는 자신감이 아니다. 내가 어떤 일을 하던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분투할 마케터가 되었다는 자기 확신이다. 2021 출근  , 우리 팀이 이번 분기에 달성해야  3가지 목표를 메모지에 써서 노트북에 붙여두었다. 결코 낮은 벽이 아니라서 두렵다.  분기가 끝나는 시점을 생각해본다. 그때 웃으려면,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일해야 할지 이제는 안다. 그걸 잊지 않아야 한다.



4. 커뮤니케이션 스킬

업무 커버리지가 넓어질수록 동료, 파트너와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여실히 느껴진다. 말은 쉬운데 대화는 어렵다.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하면서 상대의 입장과 상황을 고려하며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선택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웬만한 업무보다  어렵다. 사람 마음이  같은 마음이 아니다 보니 일하면서 당황스러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그때마다 다른 동료의 도움이나 운빨로 어찌어찌  넘어갈  있었던  같다.


커뮤니케이션을  때는 일단  생각은 나만의 생각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아무도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이해할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보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섣불리 상대를 판단해서는 안된다.  사람은 이렇기 때문에 이럴 것이다. 하고 내린 판단이 결과를 그르칠  있다. 우리는 의견을 교환하고 협상하며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고자 대화하는 거지, 네 편 내 편 나랑  맞고  맞고를 가리려고 대화하는  아니다.


 2가지 정도가 올해 얻은 인사이트인데, 커뮤니케이션에는 정도가 없는  같다. 대화를 하는 목적과 상대의 성향에 따라 전략이 얼마든 바뀔  있다. 그러니 뚝심을 가져야 한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 , 원하는 결과가 무엇이고 이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같이   있을지를  전달하고 논의하는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딨겠냐 했지만 올해는   흔들리고 싶다!




5. 두려움보단 설렘

고백하자면 나는 겁쟁이다. 남들  무서워하는  디폴트로 무서워하고 비둘기 주사 고양이 파리 무서워하는  천지다. 해보지 않았던 영역에 대한 도전도 당연히 그렇다.   억을 팍팍 써야 하는 대규모 캠페인, 회사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신규 서비스 런칭, 오프라인 공간 오픈 기념  이벤트. 기획안을  때마다 심장이 두근두근거렸던  아직 기억난다. 이렇게 하면 성공할  있을까. 아무도 몰라주면 어떡하지. 설렘보다 두려움이 컸다.


 끝난 지금에야 돌아보면 모든 도전들이 유익한 자신이 되었다.    다음에  잘해야지, 아쉬운  다음에  보완해야지. 하나하나가 귀중한 인사이트로 돌아온 것이다.  본 투 비 쫄보인 나는 그럼에도 새로운 도전 앞에서 아닌  다리를 후들후들 떨겠지만 앞으로는 두려움보다는 설렘에  초점을 맞춰보려고 한다. 이번에는   경험할까.   배울까. 어떤 식으로 지난 인사이트를 녹여서  나은 결과를 만들어볼까. 설레는 마음으로 일해야지.





2020년을 돌아보며 2021년에  하고 싶은 업무들을 정리해봤다. 올해는 조금 쉬엄쉬엄 살아보려고 했는데 리스트업 해둔 내용들을 보니 어라.. 쉽지 않겠는데..? 며칠  야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마음이 너무나 무거웠다. 뭐가 이렇게  돌이 되었을까 되물어보니  재미있는 일을  익사이팅하게 해보고 싶은 마음과 건강을 위해  쉬엄쉬엄했으면 하는 마음 사이에 충돌이 있었다.


마침 눈이 오는 날이어서 택시에서 내려  주변을 걸었다. 나도 내가  원하는지 몰라 혼란스러워서. 미끄러질까 봐 조심조심 걷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눈길을 걷는 마음으로 일을 하자. 넘어질까 봐 무서워하면서도 멈추기보다는 속도를 줄이고 발에 힘을 잔뜩 싣고 조심조심 걷는 것처럼 과속하지 말고 나한테 맞는 속도를 찾아 즐기면서 일해보기로. 눈길을 걷는 마음으로.


2021년은 속도와 선을 지키며 좀 더 많은 사람들과의 연결을 만들어내는 마케터가 되고 싶다. 우리 브랜드만이   있는 것들이 유저에게  가까이 가닿아 새로운 가치들이 탄생하는 장면을  만나보고 싶다. 올해도 후회 없이 마무리할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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