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콜롬보 최대이자 대표 재래시장인 페타마켓
스리랑카의 재래시장을 제대로 보고 싶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콜롬보 최대이자 대표 시장인 페타마켓(Pettah Market)이다.
콜롬보 한복판에 자리한 이 시장은 한낮의 더위와 함께 시작되었다.
뜨거운 공기 속에서 땀이 이마를 타고 흘렀고,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신발과 가방 가게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었다.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길수록 사람들의 물결은 더욱 거세졌다.
수많은 가게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었고, 좁은 골목마다 각기 다른 상품과 소리가 넘실거렸다.
과일을 쌓아 올린 노점상들이 손님을 부르고 있었다.
옷감을 파는 작은 가게 앞에서 한 소년 점원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이마 중앙에 찍힌 빈디(Bindi)로 보아 인도계로 보였는데, 예의 바르고 또렷한 눈매가 인상적인 소년이었다.
낯선 여행자에게도 스스럼없이 미소를 건네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시장 곳곳에서는 수레를 밀며 묵묵히 짐을 나르는 짐꾼들이 눈에 띄었다.
구슬땀을 흘리며 하루를 버텨내는 그들의 모습은 이곳이 단순한 상업 공간이 아니라 생존의 현장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어느 골목에는 건어물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다.
다른 골목에는 콩류와 향신료, 곡물을 쌓아 놓은 상점들이 이어졌다.
복잡한 골목을 빠져나오자 제법 규모가 큰 농산물 시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채소들이 쌓여 있었고, 형형색색의 과일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생기를 잃지 않고 빛나고 있었다.
열대 지방의 시장들은 대개 이른 아침에 시작해 점심 무렵이면 한산해지기 마련인데, 이곳은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여전히 활기로 가득했다.
흥정을 주고받는 소리, 손님을 부르는 외침, 웃음과 한숨이 뒤섞여 생생한 삶 자체였다.
페타 시장은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를 넘어, 시장에 의지해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터였다.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하루를 견디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는 공간이었다.
개발도상국의 재래시장을 바라볼 때면 문득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들에게는 삶의 터전이자 생존의 현장인데, 여행자인 나는 때로 그들의 삶 자체보다는 낯선 풍경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그들의 소박하고도 단단한 삶의 원형을 너무 쉽고 값싸게 평가하고 즐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도 스친다.
삶의 숨결이 고스란히 흐르고, 시장의 생동감이 온몸으로 전해졌던 콜롬보의 페타 시장은 여행지가 아니라 사람들의 시간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