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우붓의 짬뿌한 릿지 워크

발리 우붓의 전원 풍경 속을 걷다

by 머슴농부


수박 라이스 필즈를 걸었던 다음 날에 또 다른 발리의 매력을 찾아 짬뿌한 릿지 워크로 향했다.


짬뿌한 릿지 워크(Champuhan Ridge Walk)는 발리 우붓의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길로 자연과 전원적인 풍경이 어우러진 여유로운 코스다.


우붓의 IBAH Hotel 정문 옆 샛길을 통해 걷기 시작했다.

숲과 계곡을 따라 이어진 길은 아침부터 이미 많은 사람들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부지런한 여행자들은 한 발 앞서 능선을 다녀오는 모습이었다.

약 10분 정도 걸었을까, 능선에 다다르자 천국의 문이 나타났다.

천국의 문을 넘자 작은 마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규모는 아담했지만 그 안에 담긴 분위기는 결코 작지 않았다.

야자수와 다양한 열대 식물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왔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드넓은 전원 풍경이 펼쳐졌다.


논에는 벼가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고, 전날 걸었던 수박 라이스 필즈의 초록빛과는 또 다른 색감의 매력을 보여주었다.

노란빛이 주는 따뜻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걷다 보니 땀이 흐르기 시작했고, 풍경 좋은 카페에 들러 코코넛 한 잔으로 잠시 숨을 고르며 여유를 즐겼다.

개인적으로는 전날의 수박 라이스 필즈보다 마음에 들었다.

마을길을 따라 계속 걷다 보니 돌아갈 지점을 많이 지나쳤다.

그래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 걸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논이 보이지 않는 지점에서 지도를 확인해 보니 숙소까지의 거리는 꽤 멀었다.

특별한 계획이 없기에 그저 걷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계속 길을 이어갔다.


뜨거운 햇살과 긴 거리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씩 내디뎠다.

길가에서 사테를 굽는 가게를 만났지만 긴 줄에 아쉬움을 남긴 채 발걸음을 옮겼다.


편의점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잠시 쉬다가 소주 가격표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소주 한 병이 약 16,000원이다.

여행지 물가의 또 다른 현실이었다.

다시 길을 나서자 또 다른 현지 식당에서 사테를 굽는 모습이 보여 결국 발걸음을 멈췄다.


눈앞에서 숯불에 구워내는 사테의 향과 맛은 긴 걸음 끝에 얻은 작은 보상처럼 느껴졌다.

한참을 더 걷던 중, 눈길을 끄는 독특한 건물이 나타났다.


알고 보니 인도네시아 대표 맥주 브랜드 Bintang에서 운영하는 슈퍼마켓이었다.

규모도 크고 진열된 상품들도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 잠시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렇게 긴 여정을 마치고 숙소에 도착해 확인해 보니, 슬리퍼를 신고서 무려 13km를 걸은 하루였다.

짬뿌한 릿지 워크는 마을을 충분히 둘러본 뒤, 올라왔던 IBAH 호텔 방향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다.


그렇지 않으면 뜨거운 날씨 속에서 예상보다 훨씬 긴 여정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긴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순간들은 우붓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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