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그램 트렌드를 통해 비로소 돌아보는 우리네 삶
최근 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1위를 '나 혼자 산다'가 차지하였다.
물론 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던 '무한도전'의 종영도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오랜 시간 상위권에 꾸준하게 머무르는 이유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TV 보다는 인터넷 미디어가 편해진 요즘이지만, 평소에 '나 혼자 산다'를 즐겨보며 최근 TV 프로그램의 트렌드를 보며 생각했던 것들을 짤막하게 적어보려 한다.
유독 우리나라는 비슷한 포맷의 TV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그걸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창의성이 결여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으나,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걸 만든다는데 뭐라고 할 수 없기도 하다. TV 프로그램이 창의적이고 새롭다고 시청률이 올라가진 않으니 말이다.
201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의 TV 프로그램 트렌드를 간단히 살펴보면 처음으로 '육아일기' 포맷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여러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하나를 꼽자면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예로 들 수 있다.
그에 이어서 '쿡방'을 떠올리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한다. 백종원씨가 과거에 출연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이런 형식이었고, 그 외에도 '냉장고를 부탁해'와 같은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었다.
'쿡방'의 인기 전후로 지속적인 인기를 끄는 포멧은 역시나 '먹방'이라고 할 수 있다. '테이스티 로드'나 '수요미식회'와 같이 많은 TV 프로그램들이 있으나, 개인적으론 가장 맛있게 먹는 방송인 '맛있는 녀석들'을 재밌게 보았다.
또한 최근까지도 다양한 TV 프로그램에서 등장했던 포맷은 '외국인 예능'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프로그램 등장 초기에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여러 TV 프로그램과 여러 외국인들을 떠올리시겠지만 '비정상 회담'이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한 포맷의 TV 프로그램들을 거쳐 최근에 가장 이슈가 되는 포맷은 아무래도 '관찰 예능'이라고 할 수 있다. '관찰 예능'은 말 그대로 출연자들의 일상 생활은 물론 그것을 관찰하는 모습까지도 카메라에 담는 포맷을 일컫는다. 예를 들면, '나 혼자 산다', '미운 우리 새끼', '전지적 참견 시점' 등의 TV 프로그램 등이 있다.
TV를 잘 시청하지 않는 분들도 이런 포맷을 인터넷에 떠도는 이미지로라도 한번쯤은 접해 볼 만큼 인기를 끌고, 최근 방송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TV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시청자들은 이런 TV 프로그램들을 즐겨보게 되었을까?
나는 우리나라 가구 구조 변화에 따라 이러한 트렌드가 생겨났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릴 적 사회책에서 배웠듯이 우리나라의 가족 구조는 대가족 구조에서 핵가족 구조로 변화했고, 최근에는 1인 가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과 '관찰 예능' 포맷과는 무슨 상관이 있을까?
어린시절을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는 가족끼리의 저녁식사 후 혹은 늘어지는 주말 낮에 TV 앞에 앉아 과일이나 과자를 함께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을 것이다. 드라마를 같이 보며 바람피는 나쁜 배우를 함께 욕한 적도 있고, 부모님이 보시는 드라마의 줄거리를 들어본 적도 있다. 그 외에도 가족 단위의 삶에선 시시콜콜한 대화들도 많이 했었다.
어릴적에는 가족만큼이나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어울려 다녔기에, 우리는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가기 전엔 그 시시콜콜한 대화들의 중요성을 몰랐었다. 대화와 소통을 할 수 없는 1인 가구가 그 답답함을 해소하는 창구가 어쩌면 요즘 대세인 '관찰 예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안타깝지만 우리가 마주한 현실. 가끔은 주변의 지인들과 시시콜콜한 수다를 떨어 보는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