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뉴덕질

by 도라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나의 덕질은 그리 다사다난 하진 않았다. 10대 때부터 시작해 온 남자 배우 덕질을 10년 동안 이어가기도 했으며, 대학생 시절엔 짧았지만 걸그룹 멤버를 조금 얕게 덕질하기도 했다. (나보다 나이가 꽤 많은 멤버였으며 기간이 짧았고, 앨범 한 장과 활동을 챙겨보는 것 외엔 그다지 한 게 없으므로 지금이 나의 진짜 아이돌 덕질이라 생각한다) 그외엔 소소하게 몇 명의 배우나 영화, 드라마에 빠지기도 했다. 푹 빠지게 된 영화는 영화관에 가 10~20번씩 보기도 했으니 소소하다고 표현하면 좀 그런가? 하지만 지금 내가 하는 것에 비해선 꽤나 소소하다 할 수 있다. 과거엔 팬픽, 팬덤 정도의 용어만 있었다면 지금 아이돌판에서 쓰는 용어는 훨씬 다양하다.


이쯤에서 앞으로 쓸 글을 이해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선 몇 가지 용어 정리가 필요할 듯하다.


<아이돌 덕질이 처음이라면 알아두는 게 좋은 용어들>


1. 최애

- 아이돌은 대부분 그룹으로 구성된다. 그 중에서 최고로 애정하는 대상을 '최애'라 이른다. 그 다음으로 애정하는 대상을 '차애'라 부르기도 한다.


2. 공방

- '공개방송'의 줄임말로, <뮤직뱅크>, <인기가요> 등 각 방송사의 음악 방송을 녹화하는 자리에 방청객을 모아 놓고 방송하는 것을 말한다. 인기 그룹의 공개방송에 가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만 한다. 이는 뒤에서 더 자세하게 설명하겠다.


3. 조합명

- 아이돌 멤버들 사이의 조합명을 말한다. 2~3명을 묶어 부르는 애칭이다. 조합명이 만들어지는 방식은 멤버들의 멘트, 생김새 등 아주 다양하다. 예를 들어, 뉴진스 민지와 하니는 같은 04년생이고 빵을 좋아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들은 일명 '빵사즈'로 불린다. 여기에 고양이를 닮은 해린을 묶어 '빵사냥즈'라 불리기도 한다.


4. 티켓팅

- 공연 티켓 등을 예매하는 일을 말한다. 특히 아이돌을 좋아할 경우 팬미팅, 팬콘서트, 콘서트, 페스티벌 등 각종 티켓을 예매할 일이 정말 많다. 인기 아이돌의 경우 티켓팅에서 승리하기가 정말 어렵기 때문에 많은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티켓팅 노하우를 쌓아가는 것이 좋다. 월드투어를 결심하게 될 경우 각 나라마다 티켓팅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걸 알아보는 것 또한 일이다. 티켓팅이 너무너무 힘든 경우 이를 '피켓팅'이라 부르기도 한다.


5. 첫콘, 중콘, 막콘

- 각각 첫 콘서트, 중간에 낀 콘서트, 마지막 콘서트를 줄인 말이다. 보통 콘서트를 열 경우 2~3일 동안 진행되기 때문이다. 고로 2일 동안 진행되는 콘서트의 경우 첫콘과 막콘만 존재한다. 같은 세트 리스트를 지닌 콘서트라 할 지라도 각 날마다의 분위기, 멘트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시간과 경제적 여유(+티켓팅 신의 도움)가 허락한다면 모든 날에 출석하기를 추천한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아 그때 다 갈걸'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기 때문이다(필자의 후회담이자 경험담)


6. 폼림

- '폼림픽'을 줄인 말이다. 폼림픽이란 '양식'을 뜻하는 'form'에 '올림픽'의 '림픽'이 더해진 말인데, 정해진 시간에 양식을 써서 제출하면 그 순서에 따라 선착순으로 선발되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일반적으로 공식 팬카페나 공식 팬 커뮤니티를 통해 공방 혹은 행사의 팬석 공지가 올라오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폼을 제출해야 선발될 수 있다. 0.01초 아니 0.001초, 아니 그보다 더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기에 이 또한 자기만의 타이밍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빨라서도 너무 늦어서도 안 된다.


7. 찍덕(=홈마)

- '찍는 덕후'의 줄임말이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홈페이지나 트위터 계정에 업로드 하는 팬을 말한다. 따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그곳에 영상과 사진을 업로드 하는 경우도 있어, '홈페이지 마스터'를 줄여 '홈마'라고 불리기도 한다.


8. 버블

- 연예인과 팬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앱 중 하나다. 1:다 소통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연예인은 팬들이 보내는 모든 메시지를 볼 수 있지만 팬은 연예인이 보내는 메시지만 확인할 수 있어(다른 팬의 메시지 확인 불가) 1:1로 소통하는 느낌으로 주기도 한다. 또 하나의 앱으로는 위버스가 있다. 여러 연예인이 가입돼 있기 때문에 그중 내가 원하는 연예인을 구독해 소통하면 된다.


9. 생카

- '생일 카페'의 줄임말이다. 연예인의 생일이 다가오면 팬들이 카페를 빌려 그와 관련된 포스터와 인형 등 각종 굿즈로 장식하는 일이다. 해당 생일 카페에 팬들이 방문해 음료 등을 구매할 경우 자체 제작 굿즈로 구성된 특전이 함께 제공된다. 요즘에는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2D 캐릭터나 드라마, 영화 기념일을 맞이하여 이벤트 카페가 열리기도 한다.


10. 타돌

- '타 아이돌'의 줄임말이다. 아이돌 덕질을 하게 될 경우 SNS 팬 계정에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아닌 타 아이돌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불문율이다.


11. 남돌, 여돌

- '남자 아이돌', '여자 아이돌'의 줄임말이다.


12. 입덕, 휴덕, 탈덕

- '입덕'은 '덕질을 시작한다', '휴덕'은 '덕질을 잠시 중단한다', '탈덕'은 '덕질에서 탈출한다, 즉 덕질을 그만둔다'는 뜻이다.


13. 머글

- 덕질을 안 하는 일반 사람을 뜻한다. 해리포터에서 마법 능력이 없는 보통 사람을 '머글'이라는 부르는 데에서 유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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