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내야만 했던 스물셋에게
아직 자라지 않은 손톱을 더 짧게 깎아
많은 것을 덜어내고 싶었을 때
자신이 죽기만을 기다리는 눈빛 속에서
살아야 하는 할머니의 눈과 마주했을 때
부르지 않은 배를 갈라
너를 꺼내고 싶었다는
엄마의 말을 가끔은 잊을 수 있었을 때
모든 것을 버리고 집을 나가겠다고
악쓰는 너의 머리칼을 잡은 채로
불안을 꿈 삼아 자는 아이를 지울 수 없었을 때
잠결에 죽고 싶다는 말을 내뱉다가도
가위에 눌릴 때마다
영영 깨어나지 못하게 될까 두려워했을 때
발버둥 치다 깨버린 일상 속에서
후회와 욕망이 튀어나왔을 때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겠다고
이를 악물다가도
아주 작은 것에 놀라 도망치며
세상에 있는 모든 신들을 찾아 서글퍼했을 때
애써 찾은 사랑이
밤마다 증질 하던 너였을 때
아주 좋은 것들에게 구멍을 두고
뒷걸음쳐야 했을 때
촛불 켜진 방안에 놓인 영정사진 앞에
홀로 서야 했을 때
벗겨진 아이의 작은 신발을 훔쳐
맞지 않는 발에 욱여넣고 싶었을 때,
스물셋의 여름을 찾는다는 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