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

온기

by 도라해



강단에서 내려온

그는 나의 아바가 된다


우리는 교회에서 처음 만나


아바,

부름에 응답하시겠습니까


슬며시 미소를 지었지


아바,

한마디만으로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계속되길


아바의 아바에게 끝없이 빌었지


교회에 간 이유는

강단에 선 그를 보기 위함이 아니라

강단을 내려오는 아바를 기다린 것


첨탑의 십자가에 매달려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굳은 표정으로

아바가 아바를 아바에게 아바라서


불이 꺼진 교회를 나가지 못하고

딱딱한 나무 의자에

고정된 채로 앉아있는 나의 머리 위로

두툼한 손이 오르면

아바와 눈을 맞추어


아바의 손이 머리 위를 여러 번 지날 때마다

무게가 실린 뜨뜻한 온기가 남아


자꾸만 비우다가


다시 아바를,

한마디만으로 여전히 지어지는 모양


두툼한 손이 주는 온기보다

잠깐의 온기가 남길 긴 추위를 견딜 수 없어, 아바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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