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당신이 특별한 이유
풀밭에 앉은 남자가 하늘을 향해 팔을 뻗었다. 바닥과 수직을 이루던 몸은 점점 각도를 줄이며 누웠다. 하얀 여름 셔츠가 풀에 맺힌 물로 젖어 갔다. 셔츠가 투명해져서 그의 몸이 비쳤다. 그의 눈은 가까운 것을 보지 못하고 먼 하늘을 향해 있었다. 여자가 그의 곁에 누웠다. 까만 면으로 된 치마끝자락이 그의 무릎에 닿았다. 그의 눈이 여자에게 향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웃었다. 부풀었다가 꺼지기를 반복하는 그의 배 위로 까만 점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개미였다. 배가 흔들릴 때마다 개미들은 배 위에 덮인 셔츠를 깨물었다. 그녀가 하얀 셔츠 위에 까만 개미 무리에게 눈길을 주며 말했다.
“아직 땅이 젖어있는데 벌써 개미가 나왔어요. 신기하죠?”
그가 그녀의 눈을 쳐다봤다.
“나는 네가 나에게 찾아오는 게 더 신기해. 어떻게 매번 내가 있는 곳을 알고 있지?”
배위를 넘어간 개미들이 그녀의 배 앞에서 멈췄다.
“개미들이 내 배위로는 올라오지 않네요.”
그녀가 몸을 일으켜 앉았다.
“지금 당신이 누운 곳에서는 이 풀밭의 시작점과 끝점을 알 수 없어요. 눈으로 가늠하기에는 큰 곳이죠. 나도 이곳에서 어떻게 당신을 발견하는지 모르겠어요. 나에게 당신은 그런 존재예요.”
그도 몸을 일으켜 앉았다.
“내 눈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한 번에 들어오곤 해. 무수히 많은 것들을 읽어내느라 금방 지쳐. 그래서 너를 한 번에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어.”
그녀가 크게 한숨을 쉬며 풀밭에 누웠다. 풀밭과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개미들이 그녀의 몸에 깔렸다. 그의 시선이 개미에게로 향했다. 남자의 눈이 흔들리다가 다시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근데 너는 조금씩 이해하고 싶어. 한 번에는, 단숨에는 못해도.”
“왜요?”
“네가 나한테 특별해졌으니까.”
“난 평범한데요.”
“평범한 사람도, 누군가한테는 소중한 사람이 될 수 있어.”
“그럼 내가 당신한테 숨긴 못난 점이 많은데 그걸 보고도 소중히 여길 수 있어요?”
“그건 나도 마찬가지니까 괜찮아. 오히려 그런 점이 다른 사람이랑 구별되는 특별함을 만들지. 하나씩 알려줘.”
“그럼 번갈아가면서 하나씩 말해요.”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