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창

닫힌 창 아래에 있는 어린 나의 손을 잡아주어야 한다

by 도라해


불투명한 창문이 닫혀있어

그 작은 창을 통해 변해가는 하나의 색만을 본다

한 번에 여러 색을 보기는 어렵다


불투명한 창을 열자

변해가는 하늘이 보이고

노을이 지는 것이 보이고


비가 오기 시작해

비는 작은 창을 통해

내가 서 있는 곳까지

들이닥친다


거센 비에

그 길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

하늘엔 빛이 없다


한참을 빛이 없는 곳에서

우산을 접은 채로 서 있다


조금씩 하늘이 밝아지더니

해가 비추어

파란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보이고

온통 밝은 곳이 되어

빛은 비에 젖은 모든 것들에게 가닿는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드러난다


이 공간엔 그늘진 곳이 있다


가장 밝은 곳 아래에서 발견한다

빛이 가닿지 못하는 자리에

그 아래에 내가 선다


밖을 나와 빛을 마주하면

보이지 않아도 될 그늘을 보이게 된다


다시 불투명한 창문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하나의 닫힌 창으로

하나의 색만을 마주하고 있을

어린 나의 손을 잡아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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