投身

일기 백업

by 도라미


무명의 사람이 달리는 열차에 몸을 던졌다.

단 한줄의 비보에 덧붙여지는 수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오직 산 사람에 대한 걱정만을 마주한다.

우연치않게 사건에 휘말린 무고한 목격자들을 위로하고 사고 이후를 수습하는 이들의 노고를 치하한다.


이제부터 죽은 사람은 뒷전이다.

말로 못다할 속내를 몸안으로 욱여넣은 채 종결을 선택한 이들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마치 무언의 약속이라도 한듯, 생의 집단에서 벗어난 아웃라이어에 대해서는 더이상 신경을 쓰고 싶지 않다는 듯이 말이다.


사람들은 개연성이 있는 일련의 단계를 선호한다.

타인의 단명은 겉으로 보기에는 마땅한 이유가 없다.

마음을 움직이게하는 사연이 전무한 결말은 순식간에 그저 민폐로 전략하고야 만다.


민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행할 수 있는 죽음이 있을까?

애초에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선택의 결과라는 게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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