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백 예순 일곱 번째 주제
그려보고 싶은 내일이 있었다.
눈송이가 어룽어룽
따스하게 느껴질 만큼의,
입꼬리 사이로 새어나오는
입김도 몽글몽글
기분 좋은 공기가 되는 그런 날.
나로 인해 쓰여지는
오늘이 좋았고,
나를 통해 흘러가는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 가는 것이 묘했다.
설렜던 그 날들은
오늘의 애달픔에 묻히기 시작했고,
어느새 걸어온 발자국은
긴 꼬리를 남기고 있었다.
무서웠다.
두려웠다.
무엇 하나 보잘 것 없는 내가
땅에 남긴 것들이
발목을 옥죄는 것만 같아
앞으로 나아갈 자신이 없었다.
어깨에도 머리에도
녹다 만 눈뭉치가 그대로 쌓여
오늘의 발걸음을 가두는 것 같았다.
나의 내일은 어떤 모습이었더라.
이대로 달음박질 쳐서
모든 것의 시작인 그때로 돌아간다면,
이 길을 다시 오지 않을 수 있다면,
그랬다면 좋았을까.
-Ram
1. 슬픈 사실
사실 이 곳에서의 초심은 없었다.
그러다보니 동기는 커녕 그 어떤 이유도 생기지 않았다.
이유가 붙이면 그만이기도 했지만,
붙이면 그만, 안붙여도 그만인 이유따윈 필요없었다.
2. 그냥 해봐
'일단 해보자.'
이게 지금까지의 나를 만든 문장이다.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아무리 상상을 해봐도, 생각을 해봐도,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 투성이다.
그냥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겪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미련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이 문장때문에 쭉 뻗은 길을 놔두고, 빙빙 돌아온 적도 있고,
굳이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기도 했지만,
겪어봐야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도 하고,
금동아줄인지, 썩은 동아줄인지도 알 수 있다.
3. 너에겐 귀감이 되는 그 무엇이 무엇이니?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내 자신에게 귀감이 되는 무언가를 찾는 편이다.
2차원 적인 귀감보다는 어떠한 감정이 매개가 되는 귀감을 선호한다.
보통은 책, 노래, 또는 장소를 통해 찾은 적이 많다.
아, 어떨 땐 특정 시간과 날씨의 바깥 공기도 방법이다.
내가 원하는 귀감은 형태가 없다.
올바른 방향(인지는 100% 확실하진 않으나)으로 가는 느낌만 있을 뿐.
4. 번쩍
생각지도 못했던 칭송을 받았다.
나 자신조차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 어떤 것을,
누군가가 내게 상기시켜주었다.
간간하게 나에게 건네주는 말들 덕분에 번쩍 정신이 들게 한다.
참, 감사한 일이지.
5. Direction
글쎼. 언제의 마음이 초심인지는 가늠하기 어려우나,
내가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초심 중 최우선이 아닐까.
-Hee
1.
우리 사이에 대해서는 초심을 잃을 이유가 없었다. 왜냐하면 너는 나에게 목표라기보다는 이미 일상이었으며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이미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너가 없는 나의 삶은 상상할 수 없었다.
목표를 세우고 이에 노력하기를 수 없이 다짐해도, 시간이 지나 이 행동이 반복 될 경우 이것은 일상으로 인식된다. 반복되고 변함 없는 일상은 매너리즘을 불러오고 이것이 초심을 잃게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 출처:나무위키 '(초심을) 왜 잃게 되는가?'
2.
모두가 걱정했던 것처럼 지치는 순간이 애살맞던 나에게도 오고야 말았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던 나의 태도는 수동적으로 변하였다. 초심을 잃었다기보다는 단지 지친것이길 바라지만 도무지 손에 잡히질 않는다. 내 마음은 여전히 저 앞에 너를 향해 있다.
-Cheol
어스레한 마음의 행태가 곧 지면으로 꼬라박을 것처럼 위태로웠어도 좋았던 것들은 모두 그때에 다 있었다. 한껏 낮아진 자세는 초라해도 절박하지 않았고 나를 모조리 비워 너에게 줄 생각으로 들뜬 마음은 가여워도 졸부같이 든든한 구석이 있었다. 그럼에도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은 이제 슬프지 않다. 늘 말처럼 쉬운 것도 없었지만.
이미 완벽했던 처음 그 마음을 계속해서 떼어내 버리고 다시 다듬고. 길고 긴 우울함의 터널을 채 빠져나가기 전에 먼저 무너뜨리고. 아주 잠시간 깊이 슬퍼하며 대부분을 떠내려 보내고. 이제 내가 매 순간 정직해질 수 없는 건 그만큼 나이가 들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더욱더 나약해졌기 때문인가.
-Ho
2017년 3월 19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