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 이백 열 네 번째 주제

by 도란도란프로젝트

나의 내일은 보통

즐겁거나 슬프거나 하는 것보다

더욱 복잡하고 미묘했으며,


쌀쌀한 겨울 공기 속에서

계절을 잊고 떨어지지 못한 낙엽들같이

고민이 많은 날들이었다.


어차피 내일은 곧 오늘이 되고

또 어제가 되는 날들 뿐인데도

기대하거나 실망한다던가,

그런 투박한 감정 기복을 내비치게 된다.


나는 여즉 어른이 되지 못하였는데도,

내일의 나는 결국 오늘의 나일 뿐인데도,

보람차게 보내지 못한 하루를 질타받는 것이 두렵다.


네게 영양가 없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으면서도

나의 오늘이 무미건조했기 때문에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렵고.


온 우주가 먼지 한 톨만큼만 움직여서

나의 발전을 밀어주길 바라는 욕심으로,

그렇게 뒤죽박죽인 심경으로

오늘을 덮는다.


내일은 또 오게 되니까.



-Ram


1. 내일이 설레는 삶

내일이 기다려지는 삶을 살고 싶다. 매 해마다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 같다. 내일이 기다려지는 날이 많았던 해가 있었고, 내일이 그다지 반갑지 않은 날이 많았던 해가 있었다. 올해는 내일이 더 기다려지는 날이 많아졌으면 한다. 내 노력이 일조를 해야 겠지만.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깨우고, 찾고, 꺼내보려하는 날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이를 하는 행위는 하루만에 끝나지 않을 것이니. 내일을 기다리고, 또 내일을 기다려서 계속되어야 한다.


2. 대략 내일 오전엔

내일 나는 잠을 물리치고 일찍 일어나서 두유 한 잔과 삼송빵집에서 산 옥수수빵으로 아침을 꼭 먹을 거야. 내일의 나는 근육통으로 조금은 더 시달릴 수 있겠지만 (원래 나는 근육통이 이틀 뒤에나 온다) 힐을 신고 집을 나설 예정이고, 한 손엔 노트북가방과 핸드백을 둘고, 한 손에는 (나를 좋아하고 나도)좋아하는 친구에게 줄 그릇을 들고(며칠 전에 주문했는데 드디어 왔다!) 설레는 마음으로 회사에 가겠지. 아, 물론 아침엔 나의 안부를 전해주어야 할 사람들이 여럿 있어. 내가 제때 잘 일어나서 영어학원에 잘 갔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꼬박 간다고 연락을 해주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카톡에, 전화에 난리가 나버려서 미리미리 걱정하지 않게 이야기해주려고. (예전에 아무 말도 없이 늦게까지 아이폰이 꺼진채로 잠자다 일어난 적이 있는데, 아이폰을 충전해보니 카톡이 엄청와있고 전원을 켜자마자 전화가 왔던 적이 있었어. 껄껄.) 그리고 내일 나는 너에게 출근을 잘 했냐고 연락할 예정이야.


3. 뭐든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보고싶다, 좋아한다, 고맙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이야기는 내일로 미루지 않는게 좋다.

너는 혹시 그 말들을 내일로 미뤘던 것은 아닐까.


4. 너에 대한 단상

사실 내게 너는 기대면 기댈 수록 끝없이 기대고 싶어지는 사람이기에,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언제나 나의 말과 행동, 시시콜콜한 소식들, 시덥지 않는 이야기들을 모두 받아주어서 나에게 너는 그런 사람으로 내 마음 속에 자리잡혀있다. 내가 하는 족족 관심을 주는 사람, 내가 하는 것마다 응원해주는 사람으로.


5. 내일 아침

먼훗날 나와 결혼을 하는 상대는, 결혼에 대한 내 가치관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으면 좋겠다. 사실 결혼에 대한 나의 가치관을 지금도 완성되지 않고, 쌓는 중이긴 한데, 그 중 확고한 것은, 결혼이 연애의 끝도 아니고, 삶의 목표 중 하나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주변을 보아도, 결혼 자체가 목표인 사람들이 있다. 물론 주변 어른들도 '어떠어떠하게 살아라'라는 말보다는 '빨리 결혼을 해라'가 주된 잔소리 주제다. 연애의 형태가 바뀌는 것이 결혼이기에 결혼 후에도 서로에게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법이라는 제도로 두 사람을 묶어놓았기에 쉽게 뒤집을 수 없는 것은 맞다. 그래서 그 점을 남용하여 서로의 존재에 대해 간과하면 할수록 서로의 틈이 많이 벌어질 것이다. 이를 파고들면 한도끝도 없이 이야기가 늘어지지만, 결론은 나의 결혼은 연애의 연장선이였으면 좋겠다.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사랑하는 사람의 체온을 바로 느낄 수 있는 것이 그저 결혼이 아닐까.



-Hee


밀고 당기고

접었다 펼치며

하나의 점에서

선을 그리며 내려긋고

면과 만나 공간이 생기고


로즈쿼츠(Rose Quartz)와 세리니티(Serenity)에서

그리너리(greenery)를 거쳐 울트라 바이올렛(Ultra Violet)으로


올림픽이 개최되고 새로운 기록이 써지고

여기저기 새롭게 펼쳐지는 이야기를 지나친다.


별일 없는 것 같지만

어제는 줄곧 오늘로

오늘은 또 새로울 내일로


말끔한 스타일로

나만의 느낌으로

내가 나아갈 내일로


아침을 시작할 알약 하나

나아갈 방향의 숫자는 112에서 135 사이

내 몸의 방향타를 부여잡고 나를 더욱 맑은 내일로


나를 잡아끄는 불행에 상관없이

굳세게, 내일을 향하자.



-Cheol


1.

내일은 더 사랑하게 될는지. 아니면 덜 사랑해서 식어갈지. 당장 내일의 나도 알 수 없었다. 작년의 가장 잘 했던 일이 내일이면 올해의 가장 후회할 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렇게 미적지근한 사랑이라니. 우리는 서로를 보듬어 위로하지도, 끌어안고 사랑을 속삭이지도 않는다. 결코 섣부른 위로와 가벼운 사랑이 될까 봐 그런 게 아니다. 이상하지, 여러 사랑을 겪어봐야 더 좋은 사랑을 하게 된다는데 왜 우리는 지나간 사랑들 때문에 사랑이 더 힘들어만 지는 걸까…


2.

잠시 망설이는 사이 꼭 묵고 싶던 호텔의 하나 남은 객실마저도 예약되어 사라졌다. 킹사이즈 배드, 웰컴 주스와 조식이 포함. 시내와 조금 먼 거리에 수영장도 없지만 도시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테라스. 달랏에선 54홀 골프장이 딸린 5성 호텔도 6만 원이면 예약할 수 있는데 고작 3성 호텔이 8만 원… 하지만 베트남의 작은 프랑스를 내려다볼 수 있는 뷰는 여행자들이 비싼 값을 너그럽게 치를 만큼 좋아 보였다.


여행지의 나른한 하루를 그리면 계속 그 호텔이 생각났다. 나는 잠시 서성이다 로비로 들어가 사진을 몇 장 찍고 돌아 나와야 했지만. 잘했다고 생각했던 일들은 가끔 후회스러운 일이 되었는데도 후회했던 일들은 끝끝내 잘 한 일이 되지 않는 걸까 왜.



-Ho


2018년 2월 11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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