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도란도란 프로젝트 - 이백 마흔 세 번째 주제

by 도란도란프로젝트

1.

언제부터인가

사람이 사람을 볼 때에

땅으로부터 얼마나 멀어져 있는지

보기 시작했다.


하늘과 가까울 수록

꼭 좋은 것은 아니지만,

꽤 좋은 조건으로 분류되곤 하였다.


사람을 이것 저것으로 나누는 것이

불쾌한 기분이 들지만

어느샌가 그런 물결에 나도 모르게

스며들어 있다는 것이 더욱 소름 돋았다.


뭐,

나라고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겠어.


2.

우리 가족은 모두 ‘큰 키’에 속하는데

엄마의 영향이 큰 것 같다.


키가 커서 불편한 점은


늘 어른처럼 본다던가

어딘가에 잘 부딪히고

쉽게 주목받으며,

늘 키가 크다는 비교 대상이 되는 것


그리고

옷을 고를 때,

모든 옷이 짧아보이는 것과

구두를 신기 전에 한 번 더 돌아보는 것,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Ram


1.

언젠가부터 자라나는 키가 멈췄다.

키가 더이상 크지 않는 대신에 그 에너지가 넓은 아량이 되거나, 포용할 줄 아는 너그러움이 되거나, 용서할 수 있는 마음 따위 등등은 되지 못한 것 같다. 키가 더이상 크지 않는 대신에 우리는 무언가의 탓을 하기 시작했고, 누군가에 대한 불평을 하기 시작했고, 부족함에 안절부절하기 시작했다. 숫자에 민감해졌고, 시간에 쫓기고, 체제에 버티고, 지나가는 날에 지쳐간다. 더이상 감정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단조로워진 몇몇 주제에만 구운지 오래된 오징어를 씹는 것처럼 되새김질 하고 있다. 단조로워진 주제에 숨이 막히고 매우 지루해진다. 너무 재미없다.


2.

될 수 있는 한 꾸준하게 들으려고 노력하는 이근철의 팟캐스트에서 이근철이 말했다. 삶에 다양한 색을 입히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고.


3.

이렇게 나는 아직도 불완전한데, 누군가의 당연한 무엇이 된다는 것은 아직 겁이 난다.



-Hee


항상 발 뒷굼치를 살짝 들어야 그에게 닿았다.

딱 그 정도의 키 차이가 언제나 날 설레게 했다.



-Cheol


이번 주는 휴재합니다.



-Ho


2018년 9월 2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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