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이백 마흔 네 번째 주제
여름이 가는 소리가
살랑 살랑 들립니다.
온 동네가
밤새 뜨거움에 애달프던 시간을 지나서
제법 쌀쌀한 달이 뜹니다.
해가 길어
우리가 나누어 먹던
팥빙수는 어디에 있는지.
여름밤이 길었다고
우리가 보낸 밤이 길었다 할 수 있었겠어요.
그저
찬 얼음이 담긴 그 그릇에서
방울방울 맺히던 소박함이
그리워지는 날입니다.
팥 앙금이 싫다며 툴툴 거리던,
빼죽 거리는 입이 귀여워
몇 번을 실수인양
팥빙수를 시켰는지 모릅니다.
다음 해에도
다음 번 여름에도
당신과 팥빙수를 더러 시키는 날이
오겠지요.
-Ram
1.
통조림팥을 뜯어 빙수를 만든 적이 있는데,
너무 상업적인 곳에서 그 통조림팥을 처음 만나서 그런지 몰라도,
통조림팥만 보면 마냥 상업적, 자본주의, 이런 생각밖에 안난다.
2.
팥빙수가 싫어 과일빙수가 맛있는 곳을 찾던 도중에 망고빙수가 맛있다는 곳을 찾았고, 너에게 거길 가자고 말했다.
여름이였는데도 불구하고 카페 안에는 에어컨이 너무 세서 무릎이 시려웠다.
더구나 입안에서 녹아야 하는 망고들은 너무 얼어서 이가 시려울 정도였는데,
그래도 너랑 얘기하는 게 재밌어서 추운 티도 내지 못한 채 너의 이야기를 들었고,
깔깔대며 웃었다.
그때부터였을까.
너는,
-Hee
언제나 빙수기가 하나 있었으면 했다. 연유와 우유 그리고 팥과 떡 정도만 넣고도 맛있는 팥빙수. 밖에서 사먹는것도 좋다지만 좋아하는걸 집에서 언제든지 해먹을 수 있다는게 행복이지 않을까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가족에게 한그릇 해주는 기쁨. 아빠가 좋아하는 빙수 레시피, 엄마가 좋아하는 빙수 레시피 각자 입맛과 특색으로 만들어먹는 레시피. 무더운 여름날 도란도란 모여앉아 달달하게 한그릇 노나먹으면 그런게 가족이지 않을까 싶다.
행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Cheol
이번 주도 휴재합니다.
-Ho
2018년 9월 9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