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도란도란 프로젝트 - 이백 쉰 세 번째 주제

by 도란도란프로젝트

안녕히,

나의 빛나던 시간들

나로 인해 아름답던 순간들


내가 걸은 자리마다

피어나던 향기로운 추억도 사람도


내가 잊은 계절만큼

사브작 사브작 사라지는 기간.


내가 나로 반짝이던

봄꽃같은 시간은

잠시 겨울에 머무르나보다.


그래도 너무 슬퍼하지 말았으면,


나는 또다시

그 자리에서

더 많은 것들을 끌어않고

그렇게 그렇게 피어날테니.


그러니

안녕히, 나의 봄.



-Ram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헛헛하기만 하고, 아무 의미도 없고, 의욕도 없다.



-Hee


흔들거리는 몸을 조용히 침대에 뉘였다.


‘술냄새...’


얌전히 누워 있으니 자꾸만 술냄새가 올라왔다.

내 몸에서 느껴지는 술냄새가 낮설었다.

이렇게 마셔본것도 오랜만이다.


‘술냄새...’


그이가 풍기던 술냄새가 이랬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함께 했던 순간들이

수채화 속 물감처럼 겹치고 번지며 떠오른다.


술김에 드는 애증이 싫지 않다.

잠시간 색색거리던 내 숨소리가 아스라이 들려온다.



-Cheol


믿고 싶은 대로 믿어. 이미 그러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이렇게 오해를 받는 게 더 마음이 편할 줄 몰랐어. 이제 와 억울함은 어떤 의미도 되지 못하고, 그래서 더 할 말도 없어지네. 아무튼 덕분에 겨울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것 같아. 너의 그늘 없이 온전해지는 내 시간이 얼마나 간절했던지. 벗어난 중심이 다시 내 안으로 옮겨오는 느낌이 좋아. 되도록이면 네가 내게 너무나 사소하고 가벼운 존재라고 느껴질 만큼 잘 지낼 생각이야. 네가 믿고 싶은 대로 믿듯이 나도 얼마간은 내 마음대로 믿고 하고 싶은 대로 할까봐서.



-Ho


2018년 11월 11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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