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이백 아흔 세 번째 주제
나는 네게 있어서는 안될 사람.
만나서는 안 되었던 사람.
결국 우리의 끝맺음이
이렇게 허망할 줄
모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너를
안고 또 앓았다.
여름 감기마냥
헤실거릴 때에 너를 마주해버렸고
봉숭아 꽃물처럼
서서히 그리고 확실하게
네게 새겨지고야 말았다.
이제와 너를 부정한다면
나의 존재는
뜻모를 시간들을 헤메이겠지.
우리는 지금을 살지도 못하였고
미래를 꿈꿀 수 없었던
위태로운 존재들이었으니까.
-Ram
1.
존재만으로도 불편함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에겐 나도 그런 사람이려나.
2.
짧다면 짧은 내 인생의 1/3을 함께한 산 증인들이 있기에
오늘도 괜히 웃음이 난다.
불현듯 떠오르는 재미있던 추억들이 비타민역할을 해준다.
귀엽고 고마운 사람들.
계속 해줘. 나랑.
3.
아빠는 괜히 내게 개그욕심이 나게 만드는 사람이다.
한 번이라도 더 웃기고 싶고,
한 번이라도 더 웃기고 싶다.
더 재미있어지고 싶게 한다.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관심있어 한다는 증거고, 내가 관심받고 싶어 한다는 증거다.
4.
내가 비록 몸집은 작지만 큰 존재가 되기 위해.
5.
집 바로 맞은편에 삼겹살배달전문점이 생겼을때
배달거리가 1분도 안되서 진짜 바로 구운 따끈한 삼겹살 먹을 기대에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뻤는데,
막상 별로 안시켜먹게 되는건 뭐지.
항상 언제든 시켜먹을 수 있다는 괜한 안도감때문에 그런가.
그러다 사라지면 괜히 또 먹고 싶어질 것 같기도 하고.
-Hee
다른 시간대의 지난 이야기들을
가만히 보거나 듣고있자니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든다.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시간들
다 지나쳐온 과거의 시간들
그 것들이 그 곳에 존재했었음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리가 존재했었음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우리가 정말 존재하긴 하는걸까?
-Cheol
이번 주는 휴재합니다.
-Ho
2019년 8월 18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