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

도란도란 프로젝트 - 이백 아흔 네 번째 주제

by 도란도란프로젝트

1.

내가 눈을 뜨던 시간은

해가 중천에 뜰 때였다.


해가 따사롭게

창문을 두드려야만

일어날 수 있었다.


당신의 시간은

아침이 밝아오는 때 언저리.


유난히 잠이 없던 당신은

늘 그렇게

나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2.

하루를 시작할 때에

네게 와 있는

메세지 하나에

그렇게 또 웃고.


3.

아무것도 아닌

아무날도 아닌


그냥 보통의 날



-Ram


1.

이제 곧 방학이 끝나고,

소셜미디어에서 종종 보이는 글들은,

방학이 끝나서 엄마는 좋고, 방학이 끝나서 아이들은 아쉽고.

방학이 끝나서 선생님은 좋지만 아쉽다는 내용들이다.

그렇지, 선생님도 선생님이지만 정시에 맞춰 매일 출근하는 직장인이기도 하지.

막상 나도 직장인이라는 신분으로 몇 년을 지내다보니,

여기저기 보이는 관점이 달라진다.


2.

9시까지 가는 회사보다

9시까지 가는 학교가 그리워.



-Hee


0. 보통

모든 것들이 시작되는 시간


어떤이들은 세시간이나 일찍 시작하기도,

혹은 세시간이나 늦게 시작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하루 일과가 시작되는 시간

너에 대한 나의 생각도 시작되는 시간


따스히 떠오르는 햇볕처럼

내 마음속에 온기가 차오르는 시간


1. 평일

오전 9시 땡 하면 은행의 셔터가 드르르륵 올라간다. 첫번째 번호표를 뽑아들고 잠시간 앉아 있으면 바로 내 차례.


은행의 대출업무 창구는 그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앞사람의 용무가 길어지면 정말 대책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운이좋으면 10분 20분이지만 30분 이상에서 한두시간 기다리는 일도 왕왕 있는 편이라 내가 선택했던건 오전 9시. 전세 대출을 받고자 출근때마다 오전 9시에 은행에 들러 은행업무를 보는게 일상이었다.


2. 주말

걱정 없이 편한 마음으로 침대에 누워 아무 생각없이 자고 있는 시간.


아 편하다.


세상 제일 편한 시간.



-Cheol


이제 곧 9시가 되고 시험이 시작되면 반 년 동안 준비해 온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된다. 좋든 나쁘든 오늘 오후가 되면 결과가 나올 것이다. 고작 시험 하나를 통과하는 게 사는 데 있어서 뭐 별일이라고. 내가 이렇게까지 긴장해야 하는 게 맞는 일인가 싶다가도 반 년이 넘는 시간을 들였다고 생각하면 더욱더 긴장하게 된다. 이 시험의 결과는 올해의 가장 큰 사건이 될 것이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일단은 합격을 하고 얼른 홀가분한 마음이 되고 싶다.


시험 직전의 몇 주는 당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간이었다. 교육 기관에서는 한 주마다 한 과목 씩 끝내기 특강을 했고 나는 놀러 가있느라 단 하나도 듣질 못했고. 노는 중에도 스멀스멀 피어나는 시험에 대한 부담을 지우느라 애써야 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는 그간 억눌러왔던 부담에 완전히 짓눌려 공부도 그다지 하질 못했다. 이제 시간은 8시 30분. 아무튼 지금은 머릿속을 완전히 비워야 할 때다. 올해 상반기 내내 머릿속에 담아 둔 것들을 받은 도면에 맞게 그저 손을 움직여 쏟아내면 된다. 그러면 된다.



-Ho


2019년 8월 25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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