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도란도란 프로젝트 - 삼백 아흔 여덟 번째 주제

by 도란도란프로젝트

그와 이야기를 하면

늘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었다.


무엇이 그렇게도

하고픈 것이 많은지,


지금보다 미래를 더

기다리던 사람.


인생의 목표 속에 나를 녹였던 사람.


내일의 나도 알 수 없는 상태로

살아가는

나와는 정말 달랐던 사람.


문득 핑크색 노을진 하늘을 보면

그 사람이 잘 살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잔뜩 부푼 마음으로 살아가던

그런 마음의 욕심이 있던

사람이니까,


결국 잘 살아내고 있을 것만 같아서.



-Ram


1.

사실 그땐 이렇다 할 목표랄 것이 없었다. 그저 예상치 못한 풍파로 인해 마음고생하지 않고 안온한 하루이길 바라는 것이 전부라면 전부였는데. 함께 목표를 세우려고 해봐도 자꾸만 엇나가고, 뒤틀렸고, 결국 동상이몽으로 끝나버렸다.


2.

3년 만에 예스24에서 한국 책을 주문했다. 콜로케이션이 잔뜩 들어있는 책. 동생한테 한꺼번에 택배로 보내달라고 해야지. 순간 눈여겨봐두었던 다른 책들에게도 눈이 돌아갔으나, 일단 영어책만 사기로 했다. 내 20대엔 팔자에도 없었던 것처럼 영어를 대했는데, 이제 와서 내 팔자에 끼워 맞추려고 하는가. 근데 끼워맞춰지고 있긴 하나? 늘 제자리걸음이라 스스로에게 화가 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도 미지의 세계를 배우는 재미가 아주 조금 쏠쏠하긴 하다. 쏠쏠하다고 말할 정도가 맞긴 할까. 이 책은 친구와 함께 공부할 예정인데, 1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모두 훑는 것이 내 목표 중 하나다. 사실 100번은 반복해도 모자랄 것 같아.



-Hee


처음에는 명확한 목적의식만이 삶을 이끈다고 생각했다. 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 평범한 내가 무엇을 할 것이고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지치는걸 느낀다. 명확한 목적의식은 강박으로 이어지고 강박은 곧 번아웃과 좌절로 이어진다. 성장하고자 애쓰는 일이 벅차게 느껴질 때 기대기 위해 만들어둔 좋은 습관들.. 이것들조차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허무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목표는 어떻게 세워야하는 것일까.. 이제는 내가 생각했던 목표들이 나를 옥죄여오는 것 같이 갑갑하게 느껴진다.


자신있던 것들이 혼란스러운 시기가 찾아왔다.



-Cheol


요즘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한다면 그렇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로지 직장과 집을 반복할 뿐이죠. 약속을 잡고 하이킹을 한다거나 누군가를 만나는 일도, 여행을 가는 일도 없어요. 회사 사정상 집 근처 마트 한 번 다녀오는 일도 당장은 부담스러운 일이거든요. 운동을 하러 체육관에 가고 밖에서 술을 한 잔 마시는 일은 꿈도 못 꿀 일이 된 지 오랩니다.


다만 전과 달리 미세먼지가 없는 날에는 걸어서 출퇴근을 하고, 밥을 잘 챙겨 먹고, 집에서 고양이와 애인과 하는 일 없이도 즐겁게 지냅니다. 밤에는 불면증도 없이 잘 자는 편이고요. 전처럼 쌓아둔 약속을 하나씩 쳐내기 위해 약속이 없는 며칠 분의 에너지와 욕심을 아껴두는 일 없이 하루에 하루만큼의 에너지를 온전히 다 소비하고 있어요. 달리 말하면 일상을 코로나 이전보다 더 소중히 대하는 중이라 할까요.


코로나가 있든 없든, 오늘이 주말이든 평일이든, 약속이 있든 없든 나름대로 잘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 탓에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코로나가 없어지더라도 매일을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어떤 하루를 위해 며칠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는 시간들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이게 지금 시국의 목표입니다. 느낌일 뿐이지만 잘 될 것 같아요.



-Ho


2021년 8월 22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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