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롭지는 않습니다"

도란도란 프로젝트 - 사백 여덟 번째 주제

by 도란도란프로젝트

그렇게 열심히,

혹은 치열하게 살아온 것 같지는 않았다.


무엇을 하며 지냈냐는 말에

마땅히 둘러댈 핑곗거리가 없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나는 태생이 게으른 사람이라

주말 이틀 중 하루는 꼭

늦잠으로 채워야 쉬는 기분이 났고,


마감에 임박해서 일을 끝내놓으면

그렇게 일을 다 해낸 기분이 들었다.


규칙적이고 계획적인, 부지런한 삶이

나와는 거리가 멀어서 였는지

아니면 그렇게 사는 것만이

꼭 정답은 아닐 수 있는것인지


확신할 수 없지만,

썩 나쁘지 않은 삶을 살아가기에

그렇게 해로운 습관도 아니었다고

둘러대곤 한다.


나는 그냥 좀

지친 사람처럼 어기적 거리면서

대충의 삶을 살아가는데,


이게 꼭 내 청춘을 버리는

해로운 일은 아니지 않을까?


열심히 살지 않으면

안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자꾸 따라들어온다.



-Ram


1.

분명 하고 있는 말들은 다 좋은 말인데, 구구절절 틀린 부분이 하나도 없는데,

본능적으로 외면하고 싶은 건 정곡을 찔렸기 때문인 걸까. 또는 그 부분에 대한 반박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인 걸까.

아니면 그게 옳은 것이라고 여기는 굳은 믿음을 설득시키는 것에 꽤나 소모되는 감정이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인 걸까.


2.

나의 에너지에 놀라 뒷걸음질 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 에너지를 존중해 주고, 에너지가 뻗어나가는 곳을 함께 바라봐 주는 사람이 있고,

에너지가 쓰일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주는 사람도 있다.



-Hee


이번 주는 휴재합니다.



-Ho


삶은 소복소복 오손도손하다. 돈을 생각하면 퍽퍽하고 입안이 마르는 것 같아도. 제법 낭만적인 순간들이 있다. 우연한 곳에서 듣는 울림통 좋은 기타 소리나, 하얗게 말아올라간 말총이 닿아서 나는 기분좋은 선율 소리. 그러고보니 나는 나일론 소리를 좋아했었다. 무언가를 이해하지 못해도 받아들일 수 있는 행복감. 가끔은 도움을 주면서 되려 도움을 받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가끔 삶은 너무하리만치 가혹한듯해도 긴 터널을 터덜터덜 걷고 나면 그 끝이 쓰지만은 않은 듯 싶다.



-소고


2021년 10월 31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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