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사백 여든 아홉 번째 주제
*** 이번 주부터 새로운 멤버 인이님과 함께합니다!
돌아보면 그리운 생각뿐이다.
후회도 그리움도
다 녹아버릴 아득함이다.
먼 옛날일 같으면서도
막상 세어보면
엊그제 같다.
그리움은 그런
야속함을 먹고 자라나보다.
네가 곁에 없을수록,
자꾸 널 그리게 된다.
돌아보게 된다.
돌아오지 않을 일들이란 것을
알면서도.
견뎌내지 못할 과거임을 알면서도.
지독히도 아픈 사람.
-Ram
힘든 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떠올려 미소 짓게 만드는 순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비록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라도 양산 밑에 숨어 아무도 알지 못하게 웃을 수 있게. 어느 누구도 알아보지 못하는 도시에서 문득 낯선 외로움을 느끼더라도 나의 지난날들이 뭉쳐 단단한 뿌리가 되어 자신을 다 잡을 수 있게. 이미 지금으로부터 지난 무수한 순간들은 너무 많이 꺼냈다 넣어다 반복하다 보니 해어지지 않은 것들이 필요하다.
-Hee
여름 감기가 독하다더니 온몸을 두들겨 맞은 것 같은 통증과 고열에 며칠 사경을 헤맸다. 해롱거리는 모습이 퍽 안쓰러웠던지 지영이 나를 돌본다. 자주 없던 일이라 묘하게 좋은 기분이 들었다. 열을 약기운으로 누르고 나와 걷는 여름밤이 선선하다. 전국 곳곳에 축제가 열리고 술집마다 웃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호시절이다.
좋은 기분과 좋은 계절이 같이 흐를 때면 작년 이맘때 뭘 하며 지냈었나 궁금해진다. 찾아보니 작년에는 지영과 만리재를 산책한 뒤 화이트 와인을 마셨고, 재작년에는 영덕 블루로드를 걸었다. 사진을 뒤적이며 나누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사소한 근심들 위를 떠다니다 오랜만에 만난 행복이다. 대단치 않으나 틀림없는 행복.
-Ho
<회고와 회상의 차이>
나는 회고보다는 회상을 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
회고는 공적으로 회상은 사적으로 기억을 더듬는 것이라 한다.
내가 나중에 유명해지고 나면 회고를 해볼 수 있을까?
내가 걸어온 길이 스토리가 되어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을까?
많고 많은 정보와 활자가 쏟아지는 시대에 나까지 보태고 싶지 않아 많은 생각을 머리속으로만 했었다.
세상에 나와야만 정리가 되는 말들이 있다.
당장의 회고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나의 회고를 위해 차곡 차곡 쌓아가는 연습을 해야 겠다.
-인이
2023년 5월 21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