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스물 여덟 번째 주제
주로 나는 문제를
냉정하게 보질 못한다.
덕지덕지 붙은 핑계와 사정을
곧이곧대로 울어내고 나야
조금 차갑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모든 일들이 긴 기다림을 가진 건 아니라서
마냥 화내는 중에
답이 사라지고야 마는 때도 더러 있다.
그래서 애초에 문제를
만들기가 싫다.
내가 문제를 미적대고
여기저기 굴리고 미루다
끌어올 것을 알기에 더 그렇다.
내 인생도 꼭 그렇다.
많은 일들이 자꾸
피부로 달라붙어와도
난 그저
조금 더 기다리고만 싶어진다.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던지, 없던지간에 말이다.
-Ram
문제가 생기면 바로 답을 내렸다. 거의 98%이상? 아니다. 99.9%이상 바로 답을 내릴 수 있었다. 답을 내릴 땐 거의 본능을 사용했고, 본능으로 답을 내릴 수 없을 땐 내 상황과 그 외 조건들을 따진 다음 답을 정했다. 그냥 내가 정한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면서. 근데 내가 지금껏 문제를 해결해온 방식이 통하지 않는 문제가 야금야금 내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 한 번은 그저 무시하고,(그 상황이 영원하지 않으므로) 외면해 봤고, 또 한 번은 골똘하게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나 머리를 굴리고 또 굴려봤지만, '아, 이랬으면 좋겠는데. 저랬으면 좋겠는데.'라는 당장 현실화되지 못하는 조건들을 가정하는 데 이르렀다가 '이게 뭐지'싶어서 다시 덮어버린다. 현명한 답이 보이지 않네.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방법을 찾는 해결책 중 하나인 '새로운 관심사, 새로운 분야, 새로운 것'들을 찾아봐야겠다. 널린 환경들을 죄다 이용해도 유레카를 외칠 수 없으니 평소에 전혀 찾지 않았던 의외의 것들을 쫓아가 봐야지.
-Hee
문제를 문제가 아닌 것으로 여기면 어지간한 일들은 해결(?)된다. 마음을 달리 먹는 일. 이 정도 만으로도 웬만한 쓸데없는 일들은 문제로 발전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말이지 곤란한, 문제라고 하고도 남을 진짜 문제를 만났을 때는 여전히 너무나 쉽게 휘청거린다. 다만 거기서 멈춰 서거나 무너져버리지 않을 수 있을 만큼의 경험치는 지금까지 충분히 쌓아 두었다. 매뉴얼도 있다. 하지만 방법이랄 것은 딱히 없다. 언제나 마음가짐이 중요할 뿐.
1.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든 일어설 것
2. 방법은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 찾을 것.
3. 그 다음을 다시 살아갈 것.
-Ho
문제가 문제가 아니면 되지 않을까?
언제부턴가 내가 감당하기 어렵거나, 시간을 들여 해결해야 하는 일을 문제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뭔가를 새롭게 배울 기회, 의식과 경험의 확장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가벼운마음이 드는 것 같다.
작은 문제로도 휘청거리던 때가 있었다.
쉽게 불안했고, 모든게 내 컨트롤 밖에 있다고 생각했다.
이게 해결되면 1분도 채 되지않아 다른 문제를 스스로 끌고 오는 내 자신을 발견하며 놀랐던 기억이 있다.
살아가면서 우린 늘 문제라고 하는걸 직면한다.
이제 나는 그 문제에 휘둘리기보다 조바심을 내려놓고 그 문제를 직면하고 시간이 듦을 인정하고 어떤 것이든 나는 그걸 해결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좋은 기회로 얻은 이 인생이라는 기회를 걱정하고 조바심 내며 보내고 싶지 않다.
여유를 가지고 자신감을 가지고 어떤 일이든 일단 해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인이
2024년 2월 18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