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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란도란프로젝트 May 12. 2024

"심장"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마흔 번째 주제


나는 심장이 콩닥대는 느낌이 싫다.

아릿한 그 느낌이

저릿저릿해서 싫다.


언제고 그런감정을 느꼈는지

기억이 나질 않지만,


감정이 우선이던 때에

그랬던 것 같다.


회사라던가, 일이라던가

그런 것 없이 오롯이

내 감정이 우선이 때.


사랑이라고 믿었던 그 감정을

풍부하게 만끽할 때,


그때 심장이 아리도록 시큰하게 느꼈던 것 같다.


지금도 떠올리면 자꾸 눈물이 날 것 같다.

손에 꼽아보면

너를 그려볼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여전히 심장에서

너를 담아두고 꺼내보고

상처받고 넣어두었다가

이내 또 꺼내보고야 만다.


나는 그 느낌이 너무 싫다.



-Ram



1.

비현실적인 골목길을 지나 그 야경을 보았을 때 심장이 그렇게 뛰던 장소가 있다.

5년이 지나도 그 곳을 넘어설 곳이 없었는데.

난 그 곳을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2.

택시에서 내렸다.

오랜만에 누군가에게 평가받는다고 생각하니 심장이 뛰었다.

그렇다고 이런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특유의 성격으로 인해 커다란 유리문을 힘차게 당겼고

함박 웃음을 하며 날 맞이하는 그 누군가들을 내 나름대로 반겼다.

그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내 지난 면접을 생각하면서.


3.

툭하면 만원인 전철에서 쓰러졌을 때가 있었다.

어떤 날엔 겨우 내리는 역에서 문이 열리자마자 바깥으로 쓰러졌는데

조금만 있으면 괜찮아진다는 사실을 아는 내 무의식이

날 일으키는 사람들에게 의자에만 옮겨달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전철역 의자에서 조금 누워있다가 일어나서 곧바로 학교가 아닌 병원으로 향했다.

혈압을 쟀고, 심전도 검사를 했다.

혈압이 낮았지만, 의사 소견으론 부정맥 증상은 아닌 것 같다고.

그냥 저혈압이 이유라고.

예방도 할 수 없고, 치료도 할 수 없고,

그저 내가 조심해야 하는 그런 것이라고 하길래

난 고칠 수 없는 이 증상에 대해 화가 났다.



-Hee


심장을 영원히 두근거리게 만들어주는 일은 없을까. 나는 늘 무언가에 가슴 뛰게 설렜고, 깊이 빠져들어 열정을 불태우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꼭 시들시들해져서 멀어지곤 했다. 무엇에도 싫증을 잘 느끼는 내 성격 탓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고, 무엇에든 익숙해지고야 마는 인간의 타고난 성질 탓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이러나저러나 괜찮았다. 다시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을 찾아가면 그만이고 시들해져서 거리감을 두었다가 오랜만에 마주했을 때 다시 심장이 두근거리게 만드는 것들이 더러 있기도 했으니 말이다.



-Ho


요즘 심장에 대해서 배우고 있는데

심장은 24시간 쉬지 않는 장기라고 한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던, 어떤 고민이 있던 쉼 없이 피를 펌프질 해주는 심장이 내 몸 안에 있다 생각하면 왠지 모를 위로가 된다.


쿵쿵쿵쿵..

언제나 내 생각만 하고 나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내 심장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는 이 심장도 멈추는 날이 올테지.

언제나 그 자리에 그곳에서 자기할 일을 하는 모든 것들은 위로를 준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인이


2024년 5월 12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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