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오십 세 번째 주제
여기저기 벌써 난리다.
스포츠라는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사람들이 몇 년 동안
묵묵히 연습해온 시간이 무색하게도
몇 초, 간발의 차이로
각자의 순위가 정해진다.
사람들은 으레 들끓고,
즐거워하고 감동 받는다.
누군가의 인생에 공감하며
응원하는 시간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내 삶에 가장 큰 시험이었던
수능을 보던 순간에
얼마나 떨리던지
끝나던 순간에 엄마 얼굴을 보고
눈물이 왈칵 났었는데
전국민이 응원하는 경기를 어떻게
이겨낼까?
새삼 대단한 사람들,
마음으로 애틋한 응원을 보낸다.
어디서나 노력한만큼의
빛을 발하길,
그게 누구던지.
-Ram
언제부턴가 올림픽을 한다고 해도 그리 챙겨서 보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부모님이랑 같이 살았을 땐 집에 있으면 (특히 저녁에) 티비를 하루 종일 켜놓고 있을 때가 많아서 그냥 고개만 돌려도 올림픽 경기를 볼 수 있었는데 스스로 티비를 잘 켜는 일이 없다 보니 올림픽도, 축구 경기도, 야구 경기도 하는지 모르고 지나갈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엔 몇 번이나 시간까지 확인하면서 본 경기가 있다. 바로 알카라즈와 조코비치의 결승전! 보기만 해도 사람 좋게 생긴 알카라즈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직도 금메달 또는 1위 후보로 여전히 거론될 정도로 건재한 조코비치의 경기는 정말 명장면이었다. 16살 차이의 어린 선수를 거뜬하게(는 아닌가?) 이기고 승리한 조코비치는 곧바로 코트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얼마나 이기고 싶었을까. 알고 보니 호주 오픈, 윔블던, 프랑스 오픈, US오픈에서 다 우승하고 유일하게 1위를 못한 경기가 올림픽이었다는데. 선수로 데뷔하고 4년에 한 번씩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어떻게 굳센 정신력을 유지하는 걸까. 그의 정신력, 강한 멘탈이 존경스럽다.
-Hee
이번 올림픽엔 한 다리 건너 아는 사람이 메달도 따고, 경기 시간을 기억해뒀다가 실시간 중계를 찾아서 볼 만큼 친숙한 종목이 몇이나 있는데도 올림픽 자체에는 역시나 심드렁해진다. 어떤 메달을 얼마나 따든, 한 선수의 인생이 모두 담긴 서사가 얼마나 낭만 넘치고 감동적인지에 대해서는 알 도리가 없고, 주변의 모두가 스포츠 그 자체보다는 그 외의 모든 것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사실 그 모든 것들 속에 인류애, 축제, 평화 같은 키워드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었지만. 아무래도 나는 축제 같은 것들과는 거리가 먼 사람인지라, 잠시 멈춰 흘깃 바라보곤 다시 내 갈 길을 가야 하겠다.
-Ho
탁구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서 너무 좋았다.
나가 있느라 경기는 못봤지만 고생한 선수들이 보상받은거 같아서 기뻤다.
올림픽 정신은 잘 모르지만,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혹독한 훈련을 하고 결과까지 만들어내는게 너무 멋있다.
언젠가는 직접 가서 올림픽 경기를 보고 싶다.
내인생에서도 노력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기쁨도 맛보고 싶다.
-인이
2024년 8월 11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