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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아흔 아홉 번째 주제

by 도란도란프로젝트

2년 전 5월부터 함께 도란도란 프로젝트를 함께해온 인이 님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더이상 함께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한결같이 인이 님의 글을 읽을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앞으로 인이 님의 소중한 시간들을 더욱 응원합니다.

도란도란 프로젝트는 남은 멤버들과 함께 지금처럼 늘 조용하고 다정한 마음으로 계속될 거예요.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 저희와 함께 글을 쓰고 싶은 분을 모집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다양한 주제로 자유롭게 글을 쓰고 싶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아래 이메일로 연락주세요 ++


puresmile11@gmail.com




나의 사랑 김밥.


나는 김밥이 좋다.


입 짧은 내가 간단히 먹기에

최적화 된 한 줄의 양과

그 안에 최소 5가지 이상의

재료가 다 들어가있는

이상적인 식사.


어릴 때엔 참치김밥을 제일 좋아했는데

이젠 아채김밥이 제일 좋다.


외국에서 살 때에도

김밥이 그리웠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그 때의 맛이 좋은 것 같다.

단무지 씹히는 맛과

가끔 묵은지나 미나리, 새우튀김이나 스팸 등등

베리에이션이 넓어서.


이동하며 먹기좋고

엄마가 싸주는 햄 두개씩 들어있는

김밥도 너무 좋다.


나는 김밥 정말 좋아하나봐.



-Ram


19시가 넘어서야 저녁을 먹을 차례가 오는 밤들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1층에 있는 고봉민 김밥을 가서 하루하루 김밥 종류를 바꿔가면서 김밥을 사 먹었다. 어떤 날엔 돈까스 김밥, 어떤 저녁엔 참치 김밥, 어떤 밤엔 치즈 김밥. 고봉민 김밥의 김밥은 늘 알이 크고 재료가 꽉 차서 두툼했기 때문에 주문할 때마다 밥을 적게 넣어달라는 말을 보탰다. 김밥을 사들고 올라와 나밖에 없는 조용한 곳에서 김밥을 우적우적 씹으면서 시답지 않은 스크롤을 내리고 또 내렸다. 그때의 나는 하루하루 빠르게 지나가길 바라며 그저 관성에 이끌리듯 시간을 보냈다. 월급 날만을 기다리고, 또 한 달을 채우고, 또 월급 날만을 기다리고. 그래도 내 생애 처음 웃고 인사하며 좋은 마무리를 잘 지은 때였다. 누가 원인이든 늘 도망치듯 마무리를 하고 있었던 터라 그런 자신에게 실망을 많이 했는데 나도 좋은 마무리를 지을 수 있다는 걸 알아간 시기였다.



-Hee


이번 주는 휴재합니다.



-Ho


2025년 6월 29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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