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일흔여덟 번째 주제
**도란도란 프로젝트의 브런치를 개설했습니다.
(brunch.co.kr/@doranproject)
그 외 현재 운영되고 있는 도란도란 프로젝트의 계정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텀블러 (doranproject.tumblr.com)
페이스북 페이지 (facebook.com/doranproject)
트위터 (@doranproject)
위 계정들을 팔로우, 또는 좋아요 하시면 도란도란 프로젝트의 글들을 매주 받아보실 수 있게 됩니다 :)
떠올리면
마음이 간질간질해서
안에서 무언가 움트는 것만 같은 사람
아무렇지 않은 내 일상을
고마움으로 가득 채우는 사람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지않고
표현에 솔직한 사람
내뱉는 말이 귀를 살랑이며
따스하게 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
그리고 나.
따스하게 사랑받기 위해
내가 되고픈 이상형
내가 바라고픈 이상형.
그런 사람.
-Ram
함께 같은 주제를 놓고 두런두런 생각들을 두서없이 펼치고,
종종 찾아드는 침묵에도 어색하지 않은 편안함이 있고,
자신이 경험했던 일들을 편하게 늘어놓음으로써 다시금 정리할 수 있게 되고,
읽었던 책이나 보았던 그림, 들었던 음악을 추천하며 무엇이 좋았는지 이야기하고,
서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취향인지 귀 기울이고, 그곳에 눈길을 줄 수 있고,
굳이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더라도, 1분 1초 내내 연락을 하지 않아도,
함께 존재하는 자체만으로도 서로에게 좋은 동기가 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지금의 이상형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형'이라는 단어는 너무 포괄적이며 어찌보면 단편적이기도 하다.
외모에 대한 이상형, 성격에 대한 이상형, 대화에 대한 이상형 등 정말 많은 이상형들이 있는데
그걸 어찌 단번에 표현할 수 있으리.
그리고 이상형을 떠나, 정말 사람은 만나보아야 한다.
이상형은 환상일 뿐.
-Hee
버스에서 내려 잠시 정류장에 앉아 있으니 그가 나타났다.
바로 그 답답이 성기사다.
“내가 좀 늦었지?"
(어색하게 웃으면서)“아니에요. 반가워요. 어서 가죠”
“어디로 갈래?” 또 그는 어디로 가자 라는 말은 하지 않고 여자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그냥 이야기하기 편한 곳이요” 나 역시 조금은 돌려 말한다.
(남자가 한참을 망설인다)
“저번에 술 마셨던 곳으로 가요 오빠” 이 답답한 오빠. 참다 못한 내가 말을 건넨다
사실 이런 답답이를 선택한 것은 나였다. cheol에게 처음으로 이 남자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소개 받기로 한 것도 바로 이렇게 여자에게 잘 못하는 답답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어린 까닭일까? 능글맞고 재치 있는 남자보다는 조금 답답해도 자기 여자밖에 모르는 사람이 좋은 것이다.
그래도 이 답답함에 가끔…아니 혹은 자주.. 혼자 벽을 보고 말하는 기분이 들 때가 종종 들곤 하지..
한숨…
그 때 나를 김블리라고 불러주던 cheol이 나에게 조언했다.
‘남자는 화성에서 왔고, 여자는 금성에서 와서 그런 거니 적응해봐’
그리고 농담을 건네왔다.
‘그래도 그 형이야말로 딱 성기사 같은 스타일이라고요. 네 이상형은 아직 그런 사람이잖아. 아님 답답하면 그냥 쿨(cool)하게 포기하고 다른 남자 만나렴!’
쿨방망이 맞을 소리하고 앉아있네. 그렇다 저 cheol이라는 인간은 매우 쿨(cool)하다. 표현하기를 좋아하고 칭찬에 관대하다. 마음 같아선 쿨방망이로 한대 때려주고 싶지만 차마 미워할 수는 없다. 나에게 ‘김블리’라는 표현을 처음 붙여준 사내. 얼마 전에 함께 친해진 언니(cheol에 의하면 언니는 한지민과 해리포터의 헤르미온느를 닮은)는 나에게 cheol이 ‘이탈리아 남자 종특(종족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cheol이라는 사람의 표현이 이해가 가긴 한다. 아니 사실 그 언니가 한지민과 헤르미온느를 닮은 건 사실이다.
이야기가 잠시 새었지만 cheol에게 소개받은 이 답답한 성기사와 나는 칵테일 bar에 앉아있다.
‘칵테일이 마시고 싶었다’
화성에서 온 이야기를 하고 있는 답답한 성기사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칵테일을 쳐다본다.
‘이상형’
나는 이 오빠에게 ‘이상형’인 것일까?
어쩌면 ‘이상형’이란 것은 내 앞에 놓인 ‘칵테일’과 비슷한 것 같다.
정말 내가 찾는 ‘이상형’이란 성기사 같다는 이 사람이 맞는 것일까?
고민을 접어두고 칵테일을 한 모금 들이킨다.
그리고는 이 눈치 없는 답답한 사내에게 ‘블랙 러시안’ 한 잔을 권한다.
애꿎은 칵테일만 달콤하게 느껴지는 하루이다.
-Cheol
잠에 든 6시간 동안을 모기처럼 떠다녔던 여자의 얼굴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쌍커풀이 있었던지 없었던지, 머리가 길었던지 짧았던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모기가 앉은 자리가 발갛게 부어올라 가렵듯이 여자의 얼굴은 밤동안 내 머릿속을 처참하게 헤집어 놓았다.
도대체 어디가 간지러운지, 어떻게 긁어야할지도 몰랐지만 꿈에서 깬 뒤 내 속에는 작은 딱지가 하나 피어나 있었다.
말 한 마디 없이 줄굳 웃어주기만 하던 여자의 얼굴은 사랑을 하는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사랑스런 표정을 했다. 좀처럼 꿀 수도 없던 꿈에서 마주한 사람이 그런 표정이라니, 나 역시도 같은 표정을 짓고서 한 마리 모기가 되었음은 자명한 일이었다. 우리는 온 밤을 쉼없이 날아다녔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했던가, 내 붉은 피로 우리는 뜨거운 파티를 누렸다.
그 딱지, 간밤에 우리가 남겨놓은 그 자국을
나는 이상형이라 말했다.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는 얼굴이라지만
언제고 어디에서라도
여자의 얼굴을 우연히 마주하는 날에
나는 바로 알아챌 수 있다.
아, 내 이상형.
축축하고 너저분한 밤을 함께 날아다녔던
이상형
-Ho
2015년 7월 5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