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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 May 09. 2021

환갑 넘어 하이브리드 차를 타네(3)

 하이브리드 차량을 타기 시작해 어제 두번째로 기름을 넣었다.

주행거리 126킬로 정도 남았을 때 주유 경고등이 들어왔는데 전기 충전을 완료하면 주행거리가 46킬로 정도 늘어나니 며칠 더 타도 되긴 한다.

분석의 유전자가 스멀거려  이쯤에서 비용을 한번 챙겨보는 게 좋겠다 싶어 리터 당 1,492원의 단골주유소에서 "가득이요"를 외치며 기름을 넣고, 내친 김에 기록도 좀 찾아보았다.

 

 3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37일 동안  1회의 휘발유 주유와  28회의 전기 충전을 했다.

(쉬는 날이 거의 없었다니... 매우 열씨미 일했군. )

집에서 약국까지 거리는 왕복 52Km에서 54Km쯤 된다.  하루 평균 3,230원이 소요됐고 그 중 전기 요금은 평균 1918.7원이었다. 심야전기는 조금 싸고, 오전 시간이 가장 비쌌다.

 매일 충전하는 일이 처음엔 번거로웠지만 늦은 시각 퇴근해 들어와 피곤해도 좁은 충전소의  한쪽 벽으로 바짝 붙여 차를 대는 일이 이제는 습관이 되었다. 먼저 들어온 차가 매우 이기적으로 차를 대서, 열어놓은 충전구 커버가 아슬아슬 옆 주차선을 넘어와도 신경질적으로 삐비빅거리는 주차 경고음을 무시하면서까지 차를 대고 기어이 커넥터를 꽂아야 직성이 풀렸다.  

 금요일과 주말의 경우 밤 11시경 들어와 다음날  9시에 나가면 그냥 두어도 되지만 이른 저녁에 들어오는 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충전이 끝나면 (2시간 후쯤 앱으로 확인) 차를  미리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데, 그냥 세워두는 얌체도 있는 모양이다. 앞으로 충전소에 11시간 이상 차를 그냥 두면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기사를 본 것 같다. (니들  다 죽었어!)

  

  집에서 약국까지는 전히 전기로만 갈 수 있지만 퇴근 길에는 10킬로 정도 기름을 쓰게 된다.  하루 시간을 내어 사업장 부근의 완속충전소를 찾아보았지만 교회나 오피스텔 건물의 지하 주차장이라 외부인은 들어가기 어려웠다. 우리 아파트가 그러한 것처럼.


 어쨌든 장거리를 다니는 나도 이러하니 시내에서 왔다갔다하는 정도라면 기름 값은 하나도 안 들겠으니 강추!! 환경을 위해서라는 거창한 이유까지는 아니더라도.


 전기차는 자율주행 기능이 상당히 추가된 듯하다. 잘은 모르지만 확실한 건 가령 이런 것이다. 방향지시등 없이 차선을 넘어가면 운전자인 내가 가속페달을 밟고 있어도 임의로 급감속된다. 앞차와의 거리가 줄어도 역시 그러하다. 처음에 그래서 엄청 식겁했다.  

다른 기능은 아직 모르고 있다. 차알못이라 죄송합니다...

 

사용설명서는 도무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한글 번역도 엉터리고, 용어도 모르는 게 너무 많다. 무엇보다, 무슨 놈의 설명서가 사전만큼 두껍다.  

길이 멀다. 일흔까지는 다 알게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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