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원희 칼럼 3] 신경가소성과 치매예방

뇌는 늙지 않는다, 습관이 늙을 뿐이다

Nov 3. 2025

그림 │ 캐리커처 by 권원희

나답게, 너답게, 우리답게, 정답게,

아름답게, 동반성장합시다!

치매는 숙명이 아니다

신중년에게 가장 두려운 질병은 치매입니다. 이름을 잊고, 길을 잃고, 가족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을 떠올리면 누구든 마음이 무너집니다. 그러나 치매를 단순히 ‘운명’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뇌과학은 뇌가 스스로 회복하고 새로운 길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습관과 자극입니다. 오늘 무엇을 반복하느냐가 내일의 뇌 건강을 결정합니다. 두려움에 머물지 않고 지금부터 실천하는 태도가 가장 강력한 치매 예방책입니다.

신경가소성이 보여주는 희망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은 뇌세포가 죽어도 남은 세포들이 새로운 회로를 만들어 기능을 대신하는 힘입니다. 쉽게 말해 뇌는 근육과 같아 쓰면 쓸수록 강해집니다. 동양에서도 오래전부터 **용불용설(用不用說)**이라 하여, 사용하면 발달하고 쓰지 않으면 쇠퇴한다고 했습니다. 글쓰기, 대화, 운동, 독서 같은 작은 자극이 시냅스를 연결하고, 반복은 길을 넓힙니다.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길은 좁아지고 결국 잊힘으로 이어집니다. 이 원리를 알면 치매는 피할 수 없는 종착지가 아니라, 습관으로 막을 수 있는 질병이라는 희망이 생깁니다.

왜 지금이 중요한가

치매 예방의 황금 시기는 바로 지금입니다. 신중년은 경험이 풍부하지만 자극이 끊기면 그 지혜는 빠르게 흐려집니다. 신경가소성은 과거의 경험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쓰게 하는 엔진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세대와 교류하며, 작은 글을 쓰는 일은 모두 예방의 처방입니다. 치매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과 사회 전체의 부담이기에, 지금의 작은 실천이 나와 가족, 사회 모두를 살립니다. 특히 신중년 시기의 배움과 도전은 젊은 세대보다 훨씬 깊은 의미를 가집니다. 축적된 경험이 새로운 길과 만나면, 단순한 치매예방을 넘어 삶 전체가 다시 활기를 찾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생활 속에서 뇌를 지키는 습관

치매 예방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하루 30분 걷기, 하루 한 줄 글쓰기, 또래와의 즐거운 대화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새로운 악기나 언어 도전, 채소·견과류·생선 중심 식단, 일정한 수면도 뇌 건강을 지켜줍니다. 글쓰기만큼이나 노래와 춤도 강력한 자극입니다. 노래는 호흡과 기억력을 자극하고, 춤은 신체와 감각을 동시에 깨웁니다.

특히 3분 치매예방운동은 짧지만 큰 효과가 있습니다. 중요한 건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즐거운 마음입니다. 억지로 하는 운동은 스트레스를 만들지만, 음악을 틀고 웃으며 몸을 움직이면 뇌는 보너스처럼 더 큰 효과를 줍니다. 실제 치매센터 어르신들도, 대화와 노래, 웃음이 늘어난 순간 표정이 환해지고 기억이 또렷해지는 변화를 보였습니다. 결국 치매 예방의 열쇠는 즐겁게, 그리고 꾸준히입니다.

치매예방은 나중이 아니라 지금이다

뇌는 늙지 않습니다. 늙는 것은 습관입니다. 오늘의 작은 선택이 내일의 뇌를 지킵니다. 치매 예방은 특별한 훈련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매일 이어가는 작은 실천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곧 나타납니다. 웃음이 늘고, 대화가 깊어지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되살아납니다. 치매 예방은 단순한 질병 관리가 아니라 삶을 활기차게 회복하는 길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존엄하게, 즐겁게 사는 것입니다. 지금 한 걸음이 그 길의 출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