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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람 Jan 30. 2023

나와 더 친해졌던 2023년

이번 씨리얼 추천 글감은 '2023년 12월 말의 나'다. 2023년 12월의 나를 예상하며 글을 써보는 거다. 미래를 예상하며 글을 써야 했기에 쉽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올 한 해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


나는 1월 초부터 온라인으로 요가를 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일요일마다 요가를 하는데, 그 시간이 꽤나 즐겁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바라봐 주지 않았던 감각들을 알아차리는 과정들이 새롭게 느껴진다. 나에게 집중하며 두 시간 정도를 보내고 나면 나 자신과 가까워진 것만 같다. 그래서 나는 그 시간들을 더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특히, 요가를 하게 되면서 달라진 점이 하나 있는데, '나는 나를 모른다.'라고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늘 나 자신을 잘 안다고 여겼다. 그런 줄만 알았다. 대체로 '나는 이런 사람이니까 이래야만 해.'라고 생각하며 지금 내 마음이나 감정은 어떤지 들여다보지 않았다. 하지만, 요가를 하고 나니 달라졌다. 동작이 바뀔 때마다 숨이 들어왔다 나가는 모습들을 지켜보고, 몸의 감각들을 하나씩 느끼다 보니 새로운 시각으로 나를 바라보게 됐다. 나는 나를 몰랐던 것이다. 그저 가장 가깝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스스로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거였다.


그렇게 내 나름대로 제법 큰 깨달음을 얻은 후로는 나를 알아가기 위해 집중하는 시간들을 보냈다. 매주 명상과 요가를 꾸준히 했으며, 감정 일기도 쓰기 시작했다. 사실, 감정 일기는 몇 년 전부터 추천을 받았었고, 쓰려고 시도도 했었다. 단지 그때는 몇 장 안 쓰고 포기를 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올해는 짧게라도 하루 동안 느꼈던 감정을 꾸준히 기록했다. 그렇게 써 내려가다 보니 감정을 알아차리는 게 굉장히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감정을 알아차리는 게 쉽지 않았는데, 습관이 되니 편안해진 것 같았다.


뿐만 아니라 생각의 소용돌이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나는 생각이 많기도 했고, 한 번 생각이 떠오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쭉 이어지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감정 일기도 쓰고, 명상도, 요가도 꾸준히 해온 덕분에 나와 더 가까워진 것은 물론, 나 자신도 더 단단해진 것만 같다. 어떤 상황에서든 나를 잃지 않을 수 있는 힘이 생긴 것만 같은 해였다.


올해의 마지막 날인 2023년 12월 31일, 이 글을 다시 봤을 때, '맞아, 난 올해 정말 이렇게 살았지.'라고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 부디 그럴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은 12월 31일에 다시 읽어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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