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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준영 Oct 10. 2021

Italian Medieval Armies

Osprey Men-at-Arms 씨리즈

  Osprey는 밀덕들에게는 꽤 잘 알려진 출판사다. 우리나라 밀덕과 모형제작 취미인들은 현대 전쟁사와 전투장비, 각종 무기들을 설명한 다양한 일러스트집+해설서들을 내놓는 출판사로 주로 알고 있지만 원래 osprey는 서양뿐 아니라 동양의 고대, 중세, 르네상스 시대 전쟁사 분야도 전문으로 다룬다.


  이 회사의 책들은 대부분 일러스트 포함 5-60쪽 내외로 얇지만, 필진 대부분이 관련 분야의 박사 학위를 받고 학계나 교양 방송 분야에서 오래 일한 전문 연구자들이라 내용과 고증의 신뢰성이 높다. 책마다 첨부돼 있는 참고문헌 목록을 보면 언급된 자료의 대부분이 공신력 있는 학술서, 저널에 수록된 연구논문들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서구 역사학에서도 학계 주류는 대개 전투 장비, 전술, 부대 편성의 변화 같은 전쟁사의 세부적, 기술적 주제들은 좀 별난 괴짜들이나 취급하는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에, '진지한' 학술 연구논문에서 이런 부분들을 언급한 내용을 찾기는 정말 수십 페이지에서 한 두 줄이 고작이다. 짧은 책이지만 그만큼 공들여 문헌자료를 조사했다는 뜻이 된다.


  르네상스 시대 용병대장들에 집중한 전문적인 연구서적은 서구에서도 의외로 드물기 때문에 osprey의 관련 연작들은 내게도 매우 중요한 자료 중 일부다. 지난 8월 초, 온라인으로 이 책을 주문했는데 거의 한 달 가량 주문처리 중 상태로 남아 있었다. 출판사 고객센터 담당자에게 메일로 문의한 결과 온라인 주문 담당부서와 서적 인쇄-발행부 간의 전산 오류임이 발견돼 정정 절차를 거쳐 서적 발송이 완료됐다는 확인 메세지를 받았다. 약간 이상한 점은 오류 정정 및 발송 확인 메세지가 osprey고객센터 담당자와 Macmillan(Osprey는 몇 년 전 맥밀란 출판그룹의 자회사로 인수됐다) 온라인 세일즈 부서에서 두 번 왔다는 것. 그리고 한 달 뒤인 어제 드디어 배송된 책을 받았는데, 똑같은 카피를 두 권 보냈더라. 그것도 따로 포장해서.


  난 분명히 한 번 결재했을 뿐이고 본의 아니게 일타쌍피이긴 한데 같은 책 두 권 가지고 있어서 뭐하나...영미권 최대 출판사 중 하나라는 맥밀란 같은 회사도 가끔 일처리가 이렇다. 외국에서 오래 살아본 분들은 알겠지만 행정처리와 서비스가 빠르고 정확하기로는 한국만한 나라 찾아보기 힘들다는 걸 다시 한 번 절감. 물론 그만큼 한국의 서비스, 행정 종사자들은 영혼을 털리며 일해야 한다는 문제는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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