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그날 여름이었다.
우린 특별한 이유 없이 그저 구름 저편에 있는 "탑"에 가고 싶었다.
누가 저 탑에 왜 가고 싶냐고 물어도 대답할 특별한 답은 없었다.
그곳에 가기만 한다면, 그곳에 갈 수만 있다면...
나를 위한 무언가가, 내 세상을 완전히 바꿔줄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만 부풀어 갈 뿐이다.
그냥 가고 싶고, 하고 싶다는 것 자체도 꿈이 될 수 있다.
단지 생각에만 머문 것도 아니었다.
히로키와 타쿠야는 실제 행동으로 옮겼다.
공군이 훈련 중에 부서진 비행기의 엔진을 훔쳐오거나 하는 불법적인 행위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그 어떤 행동도 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 생각한다.
그러다 사유리의 등장으로 꿈에 명분이 생기기 시작한다.
히로키와 타쿠야, 둘만 있던 세상에 사유리가 들어오면서 세 명의 세상으로 확장된다.
세상의 역사는 급격하게 변하고 있었지만, 지금 이 셋의 세상은 달랐다.
열차 안에 풍기는 밤의 냄새와 친구에 대한 믿음,
공기를 떨리게 하는 사유리의 기척만이 세상의 전부였다.
그런 것만이 세상의 전부라고, 아니 전부이기를 바라고 있다.
둘만 있었을 때는 서로 각자만의 마음에 그 꿈을 이뤄야만 하는 각자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다.
탑에만 가면 모든 게 좋아질 거라는 단순했던 꿈이 사유리와 함께 저 탑에 날아가야만 하는 약속으로 변한다.
둘은 사유리에게 너무 많은 걸 짊어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사유리가 이 약속을 한 후에 사라지자, 남겨진 둘은 꿈을 마음의 한 구석으로 치워버린다.
꿈의 세상에서 나와, 현실에 포함되기를 바라며 살아간다.
그때가 여름이라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저 뜨거웠던 날씨에 따라, 본인의 열정과 꿈도 같이 타올랐던 것이 아니었을까?
아무것도 모르고 비행기를 만들며, 꿈을 키워왔던 봄을 보냈다.
이제 명확한 약속과 함께 꿈을 키워가는 여름을 만났다.
가을을 향해 가면서, 서서히 꿈이 식어가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제 겨울을 어떻게 보내고, 새로 다가오는 봄은 어떻게 맞이하게 될까?
이에 대한 글은 다음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