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잠든 가을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by 도로고노

히로키와 타쿠야는 꿈에서 깨어났고, 사유리는 잠에 들었다.


꿈 그 자체에 빠져, 닫힌 꿈의 세계에 갇힌 사유리와

꿈을 놓지도, 현실에 포함되지도 못하는 히로키,

꿈을 현실에서 어떻게든 혼자서라도 현실에서 이루려는 타쿠야다.


서로 각자만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어떻게든 지내고 있다.

그럼에도 모두 "꿈"은 잊지 않고 살아간다.


닫힌 꿈의 세계

탑에 가고자 했던 "꿈의 세계"는 닫힌 세계다.

히로키, 타쿠야, 사유리만이 공유한 세계였고, 남들과는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히로키는 꿈의 세계든, 현실 세계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닿지 못할 꿈이라 생각하고 잊고 살아가려, 도쿄로 이사 와서 생활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히로키는 이에 고통스러워한다.


타쿠야는 꿈을 바라보고 산다는 건, 어른이 할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본인은 그 꿈의 대상이었던 "탑"을 없애는 것을 선택했다.

"탑"으로 간다는 꿈이 자신의 앞길에, 어른이 되는 길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방해를 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하루빨리 그 목적을 이뤄, 꿈에서 해방하려는 타쿠야는 꿈을 잊고 살아가려는 히로키를 보고서는 서로 단절된 시간이 담긴 자신의 일기장을 전해준다.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부은 꿈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포기하려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그랬을까?

같은 꿈을 꾸고 있던 친구로서 빨리 같이 해결하려고 그랬을까?


잠에 빠져, 꿈의 세계를 택해 거기에 갇힌 사유리를 제외하면, 모두 열린 현실 세계에서 살아가고자 한다.


잊지 않아야 하는 것

그때의 우리는 정말 그 "꿈"에 모든 것을 담았다.

모든 힘을 쏟아부어 만든 우리의 꿈이었다.

이제와서 포기하려니, 나 자신을 부정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히로키는 얘기한다.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거기에 두고 왔기에 현실 세계에는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

철조망을 만들어 그 세계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스스로를 묶어왔다.

결국 이를 잊기란, 불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사유리는 잊지도, 잊을 생각도 없다.

오히려 그 꿈의 세계에서 히로키와 타쿠야를 애타게 찾으며, 약속을 이뤘는지를 궁금해한다.

이 세계에서 사유리는 그 여름날의 모든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히로키와 타쿠야가 만들려고 했던 "베라실러"부터 그날의 기억, 꿈, 서로의 사랑까지 품고 있다.


타쿠야의 일기장을 받아보고, 다시 꿈을 떠올린 히로키는 "꿈의 세계"에 갇힌 사유리의 기운을 느끼기 시작한다.

잊어서는 안되는 걸 잊은 히로키에게 다시 그날의 기억을 심어주기 위해, 돌려주기 위해서 말이다.


잊고 살아가기엔 내 모든 것을 쏟아부은 것이기에 나를 부정하는 듯하고,
잊지 않고 살아가기엔 너무 고통스럽다.


절대로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히로키...

이를 되찾기 위해 한 여름밤의 꿈이 잠에서 다시 깨어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가을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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