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입입양이요!
설날 본가에 내려가기 위해 흑삼이를 며칠만 보호소에 호텔링을 요청한 날, 보호소에서 흑삼이가 거의 입양확정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미국에 사는 한인 가족분들이 연락을 주셨고, 이미 흑삼이 동배(지니)를 키우는 지인을 통해 입양센터를 알고 있었고, 아이들이 지니와 같은 강아지를 원했는데 흑삼이가 마침 공고에 올라온 것이다. 흑삼이는 3개월째 공고에 있었는데 문제는 흑삼이가 같은 동배들 중에 유일하게 외모가 좀 달랐기에 동배인지 모르고 있다가 흑언니 실수로… 한 겨울에 빡빡 밀리면서 외보가 동배들과 비슷해지면서 입양자분들의 눈에 띄게 된 것이었다!.
설날 흑삼이를 센터에 호텔링 하기에 너무 미안했는데, 설날 선물처럼 흑삼이에게도 예비 가족이 생긴 것이다! 센터에서는 몇 가지 내역만 더 확인하고 최종 컴펌을 내릴 예정이었고, 1월 29일 설날 흑삼이의 최종 입양이 확정되었다.
그런데 입양자님들은 흑삼이를 이동봉사로 데려오기보다 8월에 한국 방문이 예정되어 있어 8월에 흑삼이를 데려가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이동봉사를 이용하는 것보단 직접 데려가시는 것이 좋으나,, 지금은 1월인데 8월이면 앞으로 7개월은 더 있어야 가족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흑언니는 고민이 되었다. 7개월 안에 다른 입양자를 찾을 수도 있고… 또 8월이 되면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고 그나저나 7개월을 더 데리고 있으면서 정이 많이 들 텐데… 보호소로 보내야 하나… 어쩌나… 마음이 영 심란했다.
이러나저러나 내 품을 기억하는 강아지이고, 센터에 호텔링을 맡겼던 잠깐 동안 분명 일여 년 넘게 자기를 보살펴준 봉사센터 선생님을 봤는데도 반가워하기보다 그저 내 무릎에만, 내 다리 뒤에만 숨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니… 이놈을 내가 맡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 일단은 ok 했다. 그러고는 갑자기 심란해져 흑삼이를 이뻐했던 지인친구에게 부탁해 이러저러한 푸념을 하고는 내가 이런 선택을 했으니 너희 부부가 도와줘야 한다며 압박 아닌 협박을 했다. 다행히 그 귀여운 협박은 귀여운 흑삼이로 인해 순순히 받아들여졌다.
1인 가정에는 반드시 제2 보호자가 필요하다는 걸 다시 깨닫는 날이었다.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고 내가 없을 땐 어떻게 할지 매번 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없으니 꼭 제2보호자를 정하고 강아지를 데리고 오기를 바란다. 흑언니는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7개월을 맞이하였고, 앞으로 흑삼이와 지내는 동안 할 일들을 정리하였다. 언니의 흑심이… 잔뜩 담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