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만 하던 내가, 로고로 사업을 배우기 시작했다
크몽에서 얻은 첫 수익은 4만원이었다. 누군가에겐 작게 느껴질 수 있는 금액이지만, ‘회사’가 아닌 내 스스로 처음 돈을 벌었다는 사실이 무척 기뻤다. 그 후 신기하게도 매주 3~4건의 의뢰가 꾸준히 들어왔다. 출금 가능한 수익금이 차곡차곡 쌓이더니. 어느덧 월 130만 원 수입이 만들어졌다. 퇴근 후 짬을 내 번 돈이 100만 원이 넘다니..! 내 실력을 점점 높여 단가를 올려간다면, 월 500만 원 이상도 가능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물론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한 번은 상세페이지에 ‘불만족 시 전액 환불’ 이라는 문구를 적어두었는데, 어떤 고객이 시안을 받아본 뒤 무려 5번 이상 수정을 요청하고는 환불을 요구했다. 꼬박 이틀을 투자한 작업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굉장히 허탈하고 맥이 빠졌다.
이런 고객이 자주 있는 건 아니지만, 간혹 이런 일이 반복되면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래서 상세페이지 문구를 ‘불만족 시 전액 환불 (단, 시안 수정 전까지)’로 수정했다.
그 후로는 시안 수정을 진행하고 환불을 요구하는 일은 사라졌다.
악성 고객도 있었지만, 반대로 내 작업물에 깊이 감동하는 고객도 있었다. 첫 시안을 보자마자 “너무 마음에 들어요!”라며 바로 명함 제작까지 추가로 의뢰한 경우도 있었다. 디자인은 보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기에, 누군가는 만족하고 누군가는 실망할 수도 있다.
초기에는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고 싶다는 마음에, 마음에 들 때까지 끝없이 수정해드리곤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다보니 내 정신적 체력이 점점 소진되는 걸 느꼈다. 그래서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10% 불만족 고객에게 에너지를 소진하기보다, 나의 작업을 좋아하는 90%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 제공하자고. 그렇게 하니 수정 요청도 줄고, 5점 만점 리뷰가 연이어 달리기 시작했다.
직접 의뢰를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업’을 배워나갈 수 있었다. 만약 혼자 공부만 했다면 절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회사에 다닐 때는 전체 프로젝트 중 디자인만 담당했기 때문에, 일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몰랐다. 하지만 사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내가 직접 해야했다. 고객을 끌어오는 마케팅, 상세페이지로 설득하기, 상담, 디자인, 결제, 세금처리까지. 프로젝트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이해해야했다. 회사만 다닐 때는 전혀 모르던 것들이었다. 특히나 마케팅과 세금부분은 정말 어렵게 느껴졌다.
마케팅의 중요성을 깨닫고 나서는 관련 책을 10권 이상 읽었다. 그러자 조금씩 구조가 보이기 시작했고, 전문가 들이 쓰는 전략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카피라이팅도 병행해서 공부했고, 좋은 문장과 사례는 내 서비스에 적용하기도 했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단순히 디자인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크몽에만 머무르지 않고, 내 홈페이지를 만들어 의뢰를 받고 싶다는 아이디어도 여기서 나왔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 정말 맞는 말이다.
세금 역시 회사에서는 회계 부서가 연말정산을 대신 해줬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었다. 하지만 프리랜서로 수익이 생기니, 세금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었다.
첫 종합소득세 신고는 유튜브 영상을 보며 혼자 진행했는데, 자료가 누락되어 세금을 더 내는 상황이 벌여졌다. 그 경험으로 알게 됐다. 신고하는 방법은 간단할 수 있어도, 세금의 본질을 이해하지 않으면 결국 문제가 생긴다는 걸. 그래서 예전에 부동산경매 학원에서 알게 된 세무사님께 연락을 드려, 전화 상담을 받고 프리랜서 소득 신고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이후로는 매년 세무사에게 세금 신고를 맡기고 있다.
월급 외 소득이 있는 사람은 5월 종합소득세 신고는 꼭 해야하며, 간이 과세자의 경우 1월 부가세 신고, 일반 사업자의 경우 1월과 7월 두 차례 부가세 신고를 해야한다.
이 모든 것들을 직접 부딪히며 익혀 나갔다. 경기장 밖에서 팔짱 끼고 바라봐서는, 절대 경기장 안에 진짜 재미를 알 수가 없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진심을 담아 뛰어들어야 배울 수 있다.